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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목소리 들으라 하셨는데 제가 듣고 있습니다"

시계아이콘01분 17초 소요

가족문집 펴낸 美 시인·회계사 최철미씨 방한

[아시아경제 박희준 논설위원]"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참석하셔서 좋은 말씀을 주셨습니다"


"영혼의 목소리 들으라 하셨는데 제가 듣고 있습니다" 최철미 시인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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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서울 충정로 3가의 한 식당에서 출판 기념회를 가진 '시를 쓰는 미국 회계사' 최철미씨(51)의 소감이다. 최씨는 시인이자 방송국 아나운서이던 아버지 최세훈씨가 남긴 시와 수필, 그리고 본인의 글을 묶은 가족 문집 '아빠, 아버지' 출판 기념을 갖기 위해 최근 방한했다. 그 역시 '詩人의 딸'이라는 시의 출판 기념회도 가졌다.


최씨는 서울대 영문과 1학년 재학 중 도미했다. 캘리포니아주립대학에서 회계학과 세무학을 전공하고 지금은 공인회계사로 일하고 있다. 그는 우리나라로 치면 서울에서 천안 쯤 떨어진 곳인 프레몬트라는 소도시에서 일하면서 다수의 일간지와 시와 수필을 쓰는 시인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전북 김제군 출신으로 전북대 문리대 출신인 최세훈은 1954년부터 이리 방송국 아나운서 생활을 시작해 KBS와 MBC 등에서 일했으며 1983년에는 마산문화방송 이사를 지냈다. 1962년 자유문학 추천으로 등단한 그는 '증언대의 앵무새','라디오 게임','희망의 속삭임' 등의 저서를 남겼다.하늘은 뛰어난 재능을 가진 이를 시샘했는지 그는 1988년 유명을 달리했다.


"영혼의 목소리 들으라 하셨는데 제가 듣고 있습니다" 최철미 시인회계사가 펴낸 가족문집



이 문집은 기독교 집안인 그의 가족 이력. 아버지의 순탄하지 못한 삶과 그 속에서 써서 신문과 잡지에 기고한 '결기있는' 기고문과 주옥같은 수필과 시를 담았다. 또 방송국 아나운서 공채에 응시했다가 최세훈에게 고배를 마셨지만 우정을 나눈 한승헌 변호사와 방송인 윤미림 등의 글도 겻들였다.


문집에서 살아난 최세훈은 남이 써준 글을 앵무새처럼 읽는 사람은 아니었다. 그는 현실을 예리한 눈으로 보고 송곳같은 글을 써 기고한 평론가였다. 그가 '월간 4월'에 기고한 '그 때의 4월을 회상한다'는 글은 단적인 예이다. 그는 4.19를 의거로 규정한 방송 원고를 작성해놓고도 방송하지 못한 것을 알리고 "슬퍼하는 자유도 봉쇄해버린 자유당은 이틀 후에 운명했다"고 일갈하기도 했다.


그의 문재(文在)는 뛰어났다. 그는 1962년 '자유문학' 3월호에 '수련(睡蓮)'이 신인작품으로 당선됐다. "물에 살면서/ 항시 물에서 /발돋움하는 뜻"으로 시작하는 수련에 대해 당시 전봉건 시인은 심사평에서 "내가 보기에 이 작품은 '언어의 예술로서의 시'일 수 있는 선이 어디쯤에 있는 것인가를 가장 명확하게 짐작하고 있었다"고 극찬했다.


최세훈은 "어슬픈 검객보다는 위대한 검호가 되고 싶었던 것"이라고 당선 소감을 말했다.


그는 딸에 대한 사랑을 시로 읊었다. '철미(哲美)'에서 그는 "풀각시/여며대는 땀방울/오월에 묻어난/너의 꽃웃음, 풋과일/즙내는 소리/음악이었다"고 딸을 표현했다. 그는 "지금 내 눈엔 순은(純銀)으로 순은으로(純銀)으로 네가 부시다"고 정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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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씨는 문집 헌사(獻辭)에서 "아버지께서는 영혼의 아름다움, 영혼의 소리를 들으라 하졌지요,네에 제가 듣고 있습니다"면서 "아버지대의 방황과 어두움이, 저희 대에 이르러서는 찬미와 빛으로 승화되어야 한다는 당신의 무언(無言)의 유언(遺言)을 지금 저희는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박희준 논설위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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