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번, 6번 검사받아 최종결과 나온 사례도…증상없거나 검체채취 어려우면 검사 어려워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음성ㆍ양성ㆍ판정불가 등 수 차례 중동호흡기 증후군(MERSㆍ메르스) 유전자 검사를 반복하다 확진판정을 받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18일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대책본부)에 따르면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체류하다 슈퍼전파자(Super Spreader)인 14번째 환자(35)에 노출된 155번째ㆍ156번째 환자 등은 접촉 후 보름이 넘어서야 확진판정을 받았다.
156번째 환자(66ㆍ남)의 경우 지난 2일 발열증상이 시작된 후 5일 삼성병원이 시행한 메르스 핵산증폭검사(PCRㆍPolymerase Chain Reaction)에서는 양성판정을 받았다가, 이튿날 국립보건연구원이 시행한 검사에서는 음성판정을 받았다. 이후 지난 10일 다시 양성판정을 받았고, 최종검사에서야 확진판정을 받았다.
161번째 환자(79ㆍ여)는 지난 12일 발열증상 이후 음성→판정불가→양성→최종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환자는 증상조차 없어 평택굿모닝병원의 코호트격리가 해제된 이후 자택격리로 한 단계 조치가 낮아지기도 했다.
이밖에도 142번째 환자(31)는 무려 9번의 유전자 검사를 거쳐 확진을 받았고, 경기도 성남의 의심환자 A(7)군의 경우 6번의 검사 끝에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이처럼 최종 확진판정까지 '오락가락' 혼선을 빚는 까닭은 메르스 바이러스의 특성 때문이다. 하기도(下氣道) 감염을 주로 일으키는 메르스의 특성상 바이러스가 주로 검출되는 객담(가래)를 채취하기 어렵거나, 혹은 바이러스 폭로량이 적은 경우 이같은 혼선을 초래할 수 있다.
실제 검사결과 변동이 심한 161번째 환자의 경우 경미했던 증상 자체가 사라지면서 검사자체가 쉽지 않았던 사례다. A군 역시 접촉 이력이 있지만,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객담 등 가검물 채취 자체가 쉽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음성→양성→음성→판정불가→음성→음성을 거치고 나서야 최종 음성판정을 받았다.
권준욱 대책본부 기획총괄반장은 "161번째 환자는 초기 2번의 검사결과 음성이 나왔고, 임상증상이 완전히 해소돼 가택 격리조치 했다"며 "세계보건기구(WHO)의 기준 등을 감안할 때 161번의 사례를 과연 환자로 봐야 하느냐는 고민도 있었지만 조금 더 완벽을 기하고 보수적으로 하기 위해 환자로 포함시켰다"고 설명했다.
권 반장은 "검사결과가 지연되는 이유는 잠복기 끄트머리에 발견되는 사례다보니 바이러스 노출량이 많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며 "현재로서는 예단할 수는 없지만 더 이상 (검사 결과의 번복 관련) 의뢰가 들어오거나 검사가 들어올 물량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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