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8억 쏟아 부은 농기계, 절반은 기종 당 20대도 보급 못 해"
[아시아경제 노해섭 ]농촌진흥청이 100억이 넘는 돈을 들여 개발한 농기계의 농가 보급률이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새정치민주연합 황주홍(전남 장흥 영암 강진) 의원이 농진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농진청은 최근 5년간 108억7,600만원을 들여 모두 73기종의 농기계를 개발했다. 그러나 이 가운데 무려 절반가량이 기종 당 20대도 보급하지 못 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2010년부터 2014년까지 개발된 농기계 보급률을 분석한 결과 전체 73기종 가운데 39기종(53%)이 20대 이하로 보급됐다. 이 가운데 단 한 대도 보급되지 않은 농기계는 11기종(15%)에 달했다.
농진청은 개발 이후 보급까지 대략 2~3년이 소요된다고 밝혔지만, 지난 2011년 2억4,500만원을 들여 개발한 ‘광센서를 이용한 콩 분광선별기’는 4년이 지난 지금까지 한 대도 보급 되지 않았다.
더불어 실시간 토양분석 시비량 제어기(투입예산 1억5,800만원), 순환형 배양액 공급 시스템(1억8,000만원), 고추 수확운반차(2억5,200만원), 송풍기능 농약 방제복(1억 2,700만원), 발누름판 부착 삽(1억), 농작업화(1억2,500)도 적당한 기술 이전 업체를 찾지 못 했다.
황 의원은 “그럴 듯한 기계가 아니라, 쓸모 있는 기계를 개발하는 게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농기계라도 농민들이 필요를 못 느낀다면 혈세와 개발에 들어간 시간만 날리는 것”이라며 “농진청은 사업을 진행하기 앞서, 농기계의 시장성 확보와 보급 촉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노해섭 기자 no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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