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간 격리 치료후 오늘 퇴원
[공동취재단/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최초 확진환자를 진료한 뒤 감염된 의료진이 8일 퇴원했다. 최초 확진자의 부인에 이어 국내 2번째 메르스 완치 환자다.
서울 365열린의원 의사인 5번째 환자(50)는 이날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가진 인 터뷰에서 "속이 더부룩하고 소화가 안되는 소화기 증상부터 나타났다"며 메르스 발병한 초기 상황을 전했다.
메르스는 일반적으로 발열과 기침, 호흡곤란 등 호흡기 증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메스꺼움이나 구토, 설사 등 소화기 증상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고 세계보건기구(WHO)는 전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메르스를 비롯해 호흡기 질환의 초기 증상이 다양해 의료진들이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는 권고가 나온다.
5번 환자도 지난 17일 최초 확진자를 10분 가량 진료했고, 이 환자가 확진판정을 받은 20일 보건당국으로 감염 가능성을 통보받았다. 이후 일주일 가량이 지난 25일 소화기 증상부터 나타났고, 이튿날 체온이 급격히 올라가자 즉시 보건당국에 연락해 격리병원으로 옮긴 뒤 확진판정을 받았다.
이 환자에 따르면 격리병원 치료과정에서도 발열은 계속됐고, 근육통도 나타났다. 발열이 가장 심할 때는 체온이 39.5℃까지 올라갔다. 다리와 무릎, 허벅지 등에 근육통이 느껴졌다. 5번 환자는 "독감 증상보다는 심하지 않다"면서 "독감의 통증지수가 7이라며 3~4정도로 심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3~4일 가량은 소화기 증세도 계속됐다. 소화불량과 설사로 죽과 같은 유동식을 섭취했고, 수액을 맞기도 했다. 5번 환자는 "식사를 못한 것이 가장 힘들었다"면서 "(메르스)병의 증상인지 약(인터페론)의 부작용인지는 알수 없다"고 털어놨다.
5번 환자는 격리된지 열흘만에 완쾌됐다. 치료가 시작된지 3~4일 지나며 열이 내려갔고, 혈소판도 정상으로 떨어졌다. 기침으로 인한 목아픔과 설사 등 소화기 증세도 사라졌다.
메르스는 우려하는 만큼 위험한 질환은 아니라는 것이 이 환자의 설명이다. 그는 "메르스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갖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제 경험을 통해 볼 때 크게 걱정하지 말고, 빨리 증상이 나타났을 때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하면 큰 문제 없이 회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저도 메르스에 대해 몰랐기 때문에 첫 진단이 나올 때까지 오래 걸렸다"면서 "2차, 3차 감염이 많이 나온 것이 가장 안타깝고, 일단 의료진은 열이나는 환자나 기침환자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진료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5번 환자를 치료한 국가지정 격리병원 의사 최모씨는 "메르스의 치사율 40%는 증세가 심해 병원에 온 사람들을 기준으로 작성된 것이라 고평가 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기저질환과 치료 시작되는 시기에 따라 다르지만 초기에 발견될 경우 반응이 매우 좋다"고 말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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