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벤츠 1위 싸움 치열… 수입차 왕좌 ‘티구안’ 6위까지 추락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국내 수입차 시장의 변화가 시작됐다. 전반적인 수입차 강세 속에 지난해까지 이어지던 '독주체제'가 사라지고 1위 쟁탈전과 중하위권 업체들의 상위권 진출 전략이 두드러지고 있다. 하반기 신차 출시까지 줄줄이 예고되며 업체간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가 발표한 5월 실적치를 살펴보면 BMW는 메르세데스-벤츠를 제치고 수입차 시장 1위에 올랐다. 두 회사는 올 들어 1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4월에는 벤츠가 BMW를 눌렀지만 5월 또다시 역전극이 벌어졌다.
주목할 대목은 벤츠의 선전이다. 지난해까지 수년간 이어지던 BMW의 독주체제를 무너뜨리고 있다. 실제 벤츠는 올 들어 1월과 2월에 이어 4월에도 1위에 올랐다. 수입차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23%까지 찍었고 베스트셀링카 10위권에도 3개 모델이 등록됐다.
5월 들어 BMW가 4649대의 단일 브랜드 월별 최대 판매량을 기록하며 벤츠를 눌렀지만 올해 누적치로 보면 벤츠가 1만8727대로 BMW(1만8462대)를 아직 앞선다. 하지만 두 회사 모두 줄줄이 신차 출시를 앞두고 있어 지난해와 같은 장기집권 체제가 이어지기는 힘들다는 게 수입차 업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아우디의 선전도 눈에 띈다. 4월 판매량이 1000여대까지 추락했지만 신차 출시를 앞둔 재고물량 소진기간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5월 판매량(1508대) 상승은 고무적이다. 더욱이 3월 3900여대를 팔며 벤츠와 BMW까지 위협한 바 있어 5월 출시된 '뉴 아우디 A6'와 '뉴 아우디 A7'의 판매량이 쌓이는 6월부터는 벤츠와 BMW의 양강구도에 끼어들 가능성도 높다.
무엇보다 수입차 업계의 시선이 집중된 대목은 베스트셀링카의 순위 변동이다. 지난해 5월부터 연말까지 부동의 1위를 지켰고 올해도 1위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던 티구안이 6위까지 밀렸다. 일시적인 물량 부족이라는 게 폭스바겐의 설명이지만 올해 신차 출시가 없는 점을 감안하면 하반기 판매량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전조다.
중위권 업체들의 전략도 새 관전 포인트다. 4월 4위까지 오른 바 있던 포드는 익스플로러를 앞세워 점유율 5% 고지에 올랐고 4월 10% 이상의 성장세를 보인 푸조와 캐딜락은 5월에도 선전했다. 이밖에 닛산과 크라이슬러, 포르쉐, 혼다 등도 모두 상승세를 타며 순위권 변동에 가세했다.
하반기에도 업체간 경쟁은 치열할 전망이다. 우선 상위사들의 신차 출시가 이어진다. BMW가 8일 '뉴 1시리즈'를 내놓고 벤츠는 7월 B클래스 페이스 리프트모델을 투입한다. 가을대전도 예약됐다. BMW 7시리즈 풀체인지 모델이 10월께 나올 예정으로 프리미엄 시장을 독주하고 있는 벤츠 S클래스의 아성에 도전한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수입차 판매량이 치솟고 있는 상황에서 프로모션을 비롯한 업체들의 마케팅이 다양해지며 수요자들의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며 "독일차 강세는 이어지겠지만 상위권 진출을 노리고 있는 중위권 업체들의 주력 모델 판매량 변화도 관심있게 봐야할 대목"이라고 밝혔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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