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나연 '부동산파' vs 이보미 '스크린골프파' vs 박인비 '사업파'
[아시아경제 노우래 기자] '유비무환(有備無患)'이다.
골프는 사실 다른 프로스포츠와 달리 선수 생명이 길다. 샘 스니드(미국)와 앙헬 히메네스(스페인)는 50세가 넘어서도 20대 선수들과 경쟁해 우승을 차지했다. 시니어투어도 있다. 하지만 노후 준비를 소홀히 할 수는 없다. 골프 역시 갖가지 부상이 예고없이 찾아올 수 있다. 요즈음 선수들은 또 현명하다. '100세 시대'를 대비해 일찌감치 자신만의 재테크를 통해 미래를 설계하는 선수들이 많다. 선수들의 다양한 재테크 노하우다.
▲ 최나연 "부동산이 든든해"= 첫번째는 역시 부동산 투자다. 구매한 건물과 땅을 보면 마음이 든든하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활약 중인 최나연(28)이 통 큰 투자의 대표주자다. 2011년 임대 수입을 목적으로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30억원대 원룸형 빌딩, 경기도 화성 동탄신도시에 10억대의 타운하우스 2채를 구입했다. 2년 전엔 동탄에 4억원을 투자해 이자카야 전문점까지 오픈했다.
미국에도 집이 있다.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방 4개에 수영장난지 딸린 저택이다. 아버지 최병호씨는 "모두 나연이의 이름으로 구입했다"며 "투어에서 고생한 보람을 느끼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나 LPGA투어에서 활동하고 있는 선수들은 대부분 미국에 집을 갖고 있다. 투어의 동력이 되는 안식처인 동시에 절세의 한 방편이기도 하다.
지난해 10월 프라이스닷컴오픈에서 통산 2승째를 수확한 배상문(29)은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 지하 1층, 지상 2증짜리 단독주택을 짓는데 10억원이 넘는 돈을 썼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통산 8승의 김하늘(27ㆍ하이트진로) 역시 부동산으로 미래를 대비하고 있다. 경기도 용인에 전원주택과 아파트를 사는데 거금을 투입했다.
▲ 유소연 "스크린골프가 짭짤해요"=최근 인기 있는 사업 아이템은 스크린골프다. 일단 골프와 연관성이 깊고, 창업도 수월하다. 직접 사업장을 운영할 수는 없지만 부모 등 가족의 도움으로 짭짤한 수입을 올릴 수 있다. 유소연(25)은 '러빙유 골프존'이라는 이름으로 서울에만 3개의 스크린골프장을 오픈했다. 2009년 신설동점을 비롯해 2010년 봉천동점, 2012년 청담동점 등 확장하는 추이다.
안신애(25)는 강남구 논현동에 '오너스 스크린골프'를, 이보미(27)는 경기도 수원시 영통에 '이보미 스크린골프'라는 간판을 달았다. 이보미는 "일본에서 투어 생활을 하기 때문에 스크린골프장에는 자주 가지 못한다"면서도 "한국에 올 때마다 방문해 손님들에게 사인해주고, 사진도 같이 찍으면 정말 좋아한다"고 했다. 정혜진(28)과 김혜윤(26)도 스크린골프장 사장님이다.
▲ 박인비 "나는 사업가"= 본격적인 사업가의 길을 걷고 있는 선수도 있다. 세계랭킹 2위 박인비(27)는 작은 아버지와 공동 투자해 4년 전 페트병을 만드는 회사를 설립했고, 50%가 넘는 지분을 갖고 있는 최대 주주다. 당시 LPGA투어에서 번 상금 30억원을 쏟아부었다는 후문이다. 경영은 작은 아버지와 어머니가 맡고 있다. 프리미엄 생수 브랜드 삼다수가 가장 큰 거래처다.
'탱크' 최경주(45)는 의류 전문브랜드 슈페리어와 함께 'KJ CHOI'라는 자신의 이름을 딴 골프의류 사업을 벌이고 있다. 세계적인 골프스타들은 이미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아널드 파머와 잭 니클라우스(이상 미국), 이안 폴터(잉글랜드)는 자신의 이름을 딴 의류브랜드를 론칭했고, 그렉 노먼(호주)과 어니 엘스(남아공),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 등은 와인 비즈니스로 성공했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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