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단신도시 분양률 상승 위해 ‘2030인천도시기본계획’에 포함…환경단체들 “한남정맥 녹지 훼손”
[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환경단체들의 반대로 수년전 무산됐던 인천 검단~장수간 도로 건설 계획이 ‘2030인천도시기본계획(안)’에 다시 포함되면서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인천시는 검단∼장수간 도로 건설이 인천의 남북 간 교통량을 분산하고 검단신도시 분양률 상승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으나 인천 내륙 유일의 녹지대인 한남정맥 훼손을 우려하는 지역사회 목소리도 적지않다.
2일 카톨릭환경연대·인천녹색연합·인천환경운동연합 등 지역 환경단체들은 2030인천도시기본계획에서 검단~장수간 도로 건설 계획을 삭제할 것을 요구하며 인천시에 의견서를 제출했다.
이들 단체는 “검단~장수간 도로 계획은 지난 2010년 시민들의 반대로 인천시가 폐기를 약속했고, 2012년 ‘2025인천도시기본계획’에서도 삭제됐다”며 “하지만 또다시 ‘2030인천도시기본계획’에 포함한 것은 시민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 도로계획이 현실화된다면 인천의 거의 모든 산이 터널로 뚫리게 되며, 인천의 유일한 녹지가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라며 우려했다.
인천 서구 당하동~남동구 장수IC를 연결하는 검단장수간 도로는 교량 17개, 터널 8개가 포함된 총연장 20.7㎞의 왕복 4차로로 계양산, 천마산, 원적산, 만월산으로 이어지는 한남정맥 일부 구간이 관통하게 돼 있다.
이 때문에 환경단체들은 동식물서식지 파괴, 지하수 흐름의 단절과 고갈, 한남정맥에서 발원하는 하천의 건천화 등 여러 환경문제를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또 도로예정지에서 50m 떨어진 곳에 여러 학교와 아파트 등이 인접해 있어 도로 건설 과정과 건설이후에 소음분진 발생 등의 문제로 인해 시민건강권을 위협할 것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검단장수간 도로 계획은 과거에도 인천의 남북 간 교통량 분산과 서울외곽순환도로의 교통 정체 해소를 위해 추진됐다가 녹지축 훼손이 문제가 돼 백지화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1월 인천도시공사가 부채문제 해소를 위한 방안으로 검단장수간 도로를 건설해 검단신도시 분양률을 높이겠다고 밝힌 뒤 시가 이를 2030인천도시기본계획(안)에 포함하면서 다시 논란이 일고 있다.
도시공사는 LH와 함께 검단신도시 1단계 340만평에 대해 이미 토지보상을 완료한 상태로, 검단~장수간 도로가 건설되면 용지 분양과 개발계획에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8조원이 넘는 부채를 안고 있는 도시공사로서는 검단신도시 용지 분양 대금으로 빚을 갚겠다는 계획이다.
환경단체들은 “땅 투기로 빚더미에 올라앉은 도시공사의 부채청산을 위해 300만 인천시민과 미래세대의 허파를 내어주겠다는 발상”이라며 “남북 간 도로가 필요하다면 봉수대로, 서곶길, 장제로 등을 이용하는 방안을 우선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도로건설이 분양율을 반짝 높일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결국은 인천 내 총 교통량 증가로 이어져 시민의 삶의 질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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