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 휴대전화와 하이브리드 자동차 제조에 꼭 필요한 희귀광물 희토류(稀土類) 시세가 한 달 만에 뚝 떨어졌다.
1일 일본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희토류 중 고성능 네오디뮴의 가격이 5월 말 기준 1㎏당 66달러, 디스프로슘은 350달러로 떨어지며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4월 시세보다 20~30%나 급락했다.
희토류의 국제 시세 급락은 중국이 지난 1월 수출 쿼터 폐지에 이어 5월부터 수출세까지 철폐했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과 일본, 유럽연합(EU)이 공동으로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한 데 따른 결과다. WTO는 지난해 8월 중국이 희토류에 적용하는 수출 쿼터제를 협정 위반으로 판정했다.
희토류의 국제가격은 중국의 공급량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중국의 희토류 부존량은 전체의 23%에 불과하나 전 세계 공급량의 70~80%를 차지한다. 중국은 전략물자인 희토류의 저가 수출을 우려해 2009년 천연자원과 환경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수출쿼터를 적용했고 이어 20% 이상의 수출세도 부과했다. 이 때문에 희토류의 국제 가격은 한때 7배가량 급등했다.
중국은 2010년 일본과의 영유권 분쟁이 불거지자 일본에 대한 희토류 수출금지 조치를 내린 바 있다. 희토류가 전략물자임을 보여주는 사례다. 그만큼 산업적으로 희토류는 중요한 자원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희토류의 가격 하락이 첨단제품 제조업체에는 희소식이지만 중국 이외 국가의 희토류 생산업체들에는 악영향이 우려된다고 전망했다.
희토류는 공업용 희귀광물로 첨단제품의 소재로 흔히 활용된다. 네오디뮴은 스피커나 컴퓨터 하드 디스크 등에 사용되는 고성능 자석 제조에 쓰인다. 디스프로슘은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전기 모터나 풍력 발전기 터빈 제조를 위한 핵심 소재이다.
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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