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애환과 함께한 '소주'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우리 국민들이 소주를 마시기 시작한 것은 1924년에 설립된 진로의 전신 진천양조상회가 알코올 도수 35도 증류식 소주를 내놓은 게 계기가 됐다.
이때부터 소주는 '서민의 술'로 자리를 잡으면서 국민들과 애환을 함께 해왔다.
알코올 도수가 처음 낮아진 것은 41년이 지난 1965년이다. 종전보다 5도 낮은 30도 희석식 소주가 나왔다.
8년 후인 1973년에는 5도를 더 낮춘 25도가 나왔고, 이때부터 '국민 술' 소주라면 25도라는 생각이 정착됐다.
1992년 보해양조는 젊은 층과 여성층을 겨냥해 알코올 도수 15도짜리 소주인 보해라이트를 내놓았다. 1973년 이후 고착된 '소주=25도'라는 등식을 깨는 반란이었다.
보해라이트는 출시 초기에 반짝 인기를 끌었으나 '싱겁고 민숭민숭하다', '물 탄 맛이다'라는 반응으로 결국 시장 안착에 실패했다.
그러나 이 후 지방소주업체들이 15∼23도 소주를 잇따라 개발하면서 주류업계에 저도주 바람이 불었다.
1999년 23도로 낮아진 소주는 2006년 두산주류(현 롯데주류)가 처음처럼으로 20도 시대를 열었다.
이에 질세라 진로는 2007년 20도를 무너뜨리는 19.5도 참이슬 후레쉬와 18.5도 진로제이를 출시했다.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의 저도주 경쟁은 더욱 치열하게 전개돼 2012년 소주 제품은 모두 19도가 됐고, 지난해 2월 롯데주류가 처음처럼의 알코올 도수를 18도로 낮추자 하이트진로도 참이슬을 18.5도로 낮췄다.
또 9개월만인 11월 하이트진로는 18도의 벽을 깨고 17.8도의 참이슬을 선보였다. 이에 롯데주류도 17.5도로 리뉴얼했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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