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연합 윤리심판원 20일 징계 수위 결정
동료 의원들 탄원서 제출…여론 뭇매 우려도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윤리심판원은 20일 오전 '공갈 사퇴' 발언으로 당내 분란을 일으킨 정청래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심의를 진행한다.
이날 심의는 제소 사유와 관련한 정 최고위원의 소명을 듣고 이를 심리하는 절차로 진행된다. 서면으로도 소명은 가능하지만 정 최고위원은 직접 회의에 출석해 자신의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지난 14일 심판원은 1차 회의를 열어 정 최고위원의 제소건을 상정하고, 사건에 대한 심리를 진행했다. 당시 강창일 심판원장은 "윤리심판원은 정치적인 고려나 사사로운 감정에 의해 판단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심판원은 이르면 이날 심리를 마치고 정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를 결정할 예정이다. 심판원에서는 제명(당적 박탈), 당원자격 정지, 당직자격 정지, 당직직위 해제, 경고 등 징계를 내릴 수 있다. 당헌·당규상 제명과 당원자격 정지는 공천 배제요건에 해당한다.
앞서 새정치연합 일부 의원들은 윤리심판원에 정 최고위원의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제출해 결과에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안민석 의원은 전날 동료의원 25명, 지역위원장 35명 등 62명과 함께 탄원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같은 당 박기춘 의원도 트위터를 통해 "정 최고위원 징계 사태를 보며 제1야당이 마녀사냥으로 위기를 돌파하려는 건 아닌지 심히 우려스럽다"며 "(정 최고위원은) 좋든 싫든 제1야당의 위기를 함께 극복해 온 동지이자 우리 당의 소중한 자산"이라고 정 최고위원 구하기에 나섰다.
이석현 국회부의장도 이날 트위터를 통해 "정 최고위원의 막말은 잘못"이라면서도 "총선에 못 나올 중징계는 없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회초리로 때릴 매를 몽둥이로 패는 것은 정의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같은 당 김광진 의원은 지난 18일 탄원서를 제출하며 "이번 건은 (정 최고위원이) 이미 주승용 최고위원에게 직접 찾아가 사과하고 당사자가 이를 수락한 이상 징계보다는 당의 화합을 위해 선처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4선 중진인 신 의원도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정 최고위원은 새정치연합에 반드시 필요한 존재"라며 "다소 개성이 강하다고 해서 꾸짖고 소외시키기만 해서야 큰 정치인이 키워지겠는가"라고 적었다.
그러나 당 일각에선 여전히 정 최고위원을 징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호남 출신의 한 의원은 "당헌·당규에 따라 처리하는 게 맞다"며 "당원의 대표인 최고위원이 당의 분란을 가중시켰을 뿐 아니라 명예를 실추시켰는데 며칠 지났다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넘어갈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야권의 핵심 관계자는 "정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수위가 낮을 경우 비노(비 노무현) 진영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현재 당 분위기로는 정 최고위원의 막말 문제를 덮고 가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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