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과거에 내놓은 혁신안 한 트럭"
주승용·정청래 빠진 최고위 대표성 논란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의 쇄신안을 마련할 '초계파 혁신기구'가 출범 전부터 파열음을 내고 있다. 고조되고 있는 당내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모든 계파가 참여해 오는 6월까지 공천·인사·당무 등 포괄적인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지만, 당 일각에선 "시간끌기", "물타기" 등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취임 100일이자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을 맞아 문 대표가 꺼내든 정국 타개책이 시작부터 비판에 직면, 험로가 예상된다.
대표적인 비노(비 노무현계) 인사로 지난 당 대표 경선에서 문 대표와 맞붙었던 박지원 새정치연합 의원은 18일 MBC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당 지도부가 추진하고 있는 혁신기구에 대해 "지도부가 안이하다"면서 "시간벌기이며 미봉책"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새정치연합은 과거에 내놓은 혁신안이 한 트럭은 될 것"이라며 "그러한 혁신안을 내 가지고 과연 실천했느냐"고 반문했다.
박 의원은 또 "과거에도 우리가 그렇게 했으니까 지금도 혁신기구 있는데 또 만들어서 초계파 똑같은 얘기를 한다고 하면 문제가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박 의원 그러면서 "모든 책임은 당대표가 항상 지는 것"이라고 문 대표의 결단을 촉구했다. 그는 "4·29재보궐선거가 치러진 지 20일 넘게 책임도 혁신안도 없다"며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지나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당내 갈등 국면을 정면돌파하기 위해 5·18 기념식에 앞서 혁신기구 설치 로드맵을 17일 오전 급하게 의결했다. 그러나 광주 민심은 싸늘했다. 문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5·18 기념식 전야제 참석을 위해 전날 광주를 찾았지만 일부 시민들의 "4·29선거 책임지고 물러나라", "광주 정신 더립히지 마라" 등 발언으로 행진에 제동이 걸리기도 했다.
광주·전남 의원들은 5·18 기념식이 끝난 후 당 지도부와 별도 오찬을 갖고 향후 정국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5·18 기념일에 맞춰 호남 민심을 달래고 당의 단합을 이끌어내려던 문 대표의 계획이 출발부터 삐걱거리는 것이다. 또 주승용 최고위원의 사퇴와 정청래 최고위원의 직무정지로 사실상 '반쪽 최고위'가 지속되면서 당 지도부의 대표성에도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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