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 통해 ‘자립공방언니들’, ‘엄마가 웃어야 아이가 행복하다’ 등 4개 성평등 기금 지원 사업 선정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가정폭력으로 힘들어 하던 가정주부 김 모씨는 관악구 복지관에서 진행된 ‘원예를 통한 심리치료’ 덕분에 정서적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김씨는 “같은 처지에 놓인 15명의 사람들과 매주 목요일 봉천종합사회복지관 누리봄 쉼터에 모여 꽃 등 식물을 만지며 내 자신과 미래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다”며 “내 감정을 솔직히 들여다보고 자존감을 키울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원예를 통한 심리치료’는 지난해 ‘성평등기금 지원사업’ 일환으로 진행된 프로그램이다.
관악구(구청장 유종필)가 여성이 행복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나섰다.
구는 2004년 성평등기금을 설치, 8억3000여만 원 기금을 확보해 공모를 통해 여성의 권익과 복지향상을 위한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달 관악구 소재 비영리법인, 단체, 여성관련 기관 등을 대상으로 공모를 진행해 최근 여성권익복지증진 및 여성발전 관련 분야 4개 사업을 선정했다.
먼저 한울림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마련한 ‘자립공방언니들’이 8월까지 운영된다. 공예전문가가 지역의 공방을 활용해 성인여성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8주간 가죽공예를 알려주는 것. 기술훈련 후에는 장애인들이 직접 만든 작품을 구청 광장에서 열리는 사회적기업 장터 ‘세모시(세상의 모든시장)’에 판매할 예정이다.
또 다문화활동가 양성 프로젝트인 ‘요리보고 세계보고’는 관악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기획했다. 결혼이주여성이 자신의 재능을 활용해 다문화가정, 한국가정을 대상으로 세계 각국의 생활풍습과 요리 등을 알려주는 프로그램.
한국어교실, 주민과의결연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해 성장한 결혼이주여성이 지역의 일원으로 자리 잡도록 돕기 위해 마련됐다.
이레성폭력상담소와 관악구육아종합지원센터는 ‘인권의 눈으로 바라본 여성이 평등한 세상’과 ‘엄마가 웃어야 아이가 행복하다’를 각각 운영한다.
‘인권의 눈으로 바라본 여성이 평등한 세상’은 지역 내 취약계층 및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인권교실’과 여성폭력예방을 위한 거리 캠페인 ‘여성인권 행복 톡톡’으로 나눠 진행된다.
그리고 ‘엄마가 웃어야 아이가 행복하다’는 영유아자녀를 둔 여성을 위한 양육스트레스 해소 프로그램이다.
공모로 선정된 4개 사업 외에도 구에서 자체적으로 마련한 ‘결혼이민자 취업지원교육’도 펼쳐진다.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세 번째로 많은 다문화가정의 수를 반영한 정책이다.
결혼이민자를 대상으로 이력서 작성 방법, 면접 및 이미지 메이킹, 한국문화 등 다양한 취업정보를 알려줄 예정이다.
이와 함께 관악구에 거주 중인 다문화가족은 7300여 명으로 이 가운데 결혼이민자는 3300여 명이다. 주로 중국, 베트남, 필리핀 등에서 이주해 온 여성으로 초기 결혼이민자 비중이 높다.
유종필 관악구청장은 “구는 발달장애인, 결혼이민자 등 소외된 여성들이 사회의 구성원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면서 “여성들이 가족, 사회 안에서 함께 행복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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