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분할 지주사 전환, 자사주 분할신주 교부는 사업자회사 지배구조 교란
[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회사 전환시 자기주식에 대한 분할신주 교부를 제한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기업구조조정 촉진을 위해 1999년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허용된 지주회사 제도는 2005년 이후 활용이 급증했다. 조세특례제한법상 과세이연 제도 등의 이점을 딛고 상당수 기업이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했다.
인적분할이란 통상 지주회사인 존속법인과 사업회사인 신설법인으로 회사를 분리한 뒤 기존 주주가 같은 비율로 두 회사 주식을 모두 보유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지배주주가 지주사 지분율을 높이기 쉽다. 윤승영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연구원은 “기업지배구조 개선이라는 애초 취지와 달리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소수주주 지분 희석화, 대주주 지배권 강화가 발생하고 있다”고 짚었다.
실무적으로 인적분할 후 사업회사 지분 확보에는 공개매수 후 유상증자, 제3자배정 유상증자가 사용된다. 이론상 주주평등 원칙에 부합하는 듯하나 실제로는 지배주주가 보유 사업회사 지분을 지주회사에 현물출자해 지배권이 강화되는 결과가 발생한다. 공개매수 교환비율이 인위적으로 작게 설정돼 일반 소액주주들이 공개매수에 참여할 유인이 매우 줄어들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기업지배구조원은 분할법인의 자기주식에 대한 분할신주 배정은 분할 전·후 신설법인인 자회사 지배구조에 변경을 가져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지주회사가 인적분할 이전에는 자기주식에 대한 의결권 행사가 불가능하나 인적분할 후에는 사업회사 지분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
윤 연구원은 “자사주 유무에 상관없이 지주회사 지배구조는 동일한데 단순히 분할법인의 자사주 보유를 이유로 인적분할 후 자회사의 지배구조가 달라지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면서 “추가적인 자금 유입이나 지분 매입 없이 자회사에 대한 대주주의 지분율이 증가한다는 것은 그만큼 타 주주의 권리가 침해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일본 입법례 등을 감안할 때 법리상 회사가 자사주 보유를 이유로 스스로의 주주로 인정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명시적인 회사법 조항이 부재하고 이에 대한 법원 판단도 없었던 것으로 보이나 인적분할 전·후 지배구조 변동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분할법인 보유 자사주에 대해 분할신주를 교부하지 않고 기존 주주에게만 상대적인 지분율에 따라 분할신주를 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기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 2월 독점거래법 및 상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대기업집단 소속 회사의 지주회사 설립·전환을 위한 인적분할시 자사주 사전 처분 의무화, 인적분할시 기존 자사주에 대한 신주 배정 금지 등이 골자다. 김 의원 측은 “회사 자본을 통한 재벌총수의 부당한 지배력 강화 방지”를 제안이유로 꼽았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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