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국내 문화예술분야에서 최초로 국제공인모금전문가(CFRE, Certified Fund Raising Executive) 자격 취득자가 나왔다. 주인공은 서울문화재단 예술지원본부 김홍남(50ㆍ사진) 본부장. CFRE는 많은 비영리 단체 모금담당자들이 취득하기를 원하는 자격증이다. CFRE 자격 보유자는 세계적으로 5000여 명이 있지만 아시아에는 다섯 명 뿐이다. 이 중에 한국인이 세 명이다. 김 본부장은 특히 재정적으로 척박한 국내 문화예술계에서 나온 CFRE 자격취득자여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 본부장은 1년 전부터 CFRE 자격 취득을 본격적으로 준비했다. 그가 모금전문가를 양성하는 CFRE의 교육을 받기로 결심한 이유는 경험을 통해 느낀 바가 있어서다. 김 본부장은 지난 2004년 서울문화재단의 창립멤버로 시작해 비전정책팀장, 경영기획본부장, 문화사업본부장을 거쳐왔다. 그동안 예술단체들은 주로 정부나 공공기관의 공적자금에만 의존했다. 그는 개인과 기업의 기부를 늘릴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돼야 한다는 사실을 체감했다. 개인적으로는 나이 오십이 가까워질 무렵부터 앞으로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문화예술에 공헌할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 고민하기도 했다.
CFRE가 되려면 국제공인전문가위원회에서 인정하는 80학점 이상의 과정을 수료해야 한다. 여기에 일정 수준이상 모금경력과 자원봉사 시간도 필요하다. 기부자 관계개발ㆍ모금프로그램ㆍ기부 관련법과 세제ㆍ비영리단체 경영ㆍ윤리와 책무성에 관한 2차 필기시험 등 절차가 매우 까다롭다. 김 본부장은 "미국 교포가 한국에 세운 CFRE 교육기관에서 공부했다. 늦은 나이에 시험을 모두 영어로 치러야했기 때문에 중도에 포기할까도 생각했다"고 했다. 모금경력이나 자원봉사는 상대적으로 수월했다. 그는 이미 재단에서 모금부문을 관리해 왔던 경험이 있고, 5년 넘게 시각장애인을 위한 책읽기 녹음 봉사를 해왔다.
김 본부장은 "문화예술계의 모금과 기금분야는 일반 기업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환경이 열악하기 때문에 이 분야의 전문가가 필요하다"며 "다양한 창작활동을 하는 예술단체들에게 보다 전문화된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조언과 도움을 줄 뿐 아니라 앞으로 배출될 후대 CFRE 취득자들에게도 등대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
예술단체들이 자생력을 갖추고 지속적으로 활동하기 위해 필요한 일은 무엇일까. 김 본부장은 "1년 단위로 예산구조가 편성되는 공공영역 예술지원금으로는 장기 프로젝트를 운영하는데 한계가 많다. 출발은 사회적 관심이어야 한다. 기업은 이런데 관심이 생겨야 관련 분야에 사람을 쓴다. 사람이 없으니 기부가 안 되는 것"이라며 "이런 악순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단체들도 인내를 가지고 인적 네트워크를 쌓아가야 한다. '네팔 지진' 같은 상황이 아니면 사람들은 호주머니를 열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한번 기부를 하면 자기가 낸 돈이 유용하게 사용됐는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본다. 만족한 기부자들은 또 돈을 내게 돼 있다"고 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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