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매출 의존도에 낮은 부가가치…재무구조도 열악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지난해 매출이 급감하고 적자 폭이 커진 트레이스가 신용등급까지 떨어지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단기간에 수익성이 개선될 가능성이 낮아 신규 사업 및 거래처 발굴 등 활로를 찾지 못할 경우 어려움이 지속될 전망이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트레이스의 신용등급을 기존 'B+'에서 'B0'로 한단계 낮췄다. 거래 업체의 단가 인하 압력 등으로 수익성 및 현금흐름이 악화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차입구조도 단기 위주여서 유동성 대응 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됐다.
휴대폰 카메라용 광모듈과 터치스크린모듈 등 전자부품 제조업체인 트레이스는 LG그룹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55%에 달한다. LG전자 및 LG디스플레이 외에 팬택 등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과거 LG그룹 매출 비중이 80%가 넘었던 점을 감안하면 의존도가 완화되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이 때문에 실적 변동성도 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트레이스는 차량용 터치스크린모듈 사업에 진출하고 삼성전자 1차 협력사와 영업기반 구축을 추진하는 등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으나 아직까지 이렇다 할 성과는 없는 상황이다.
트레이스는 2011년부터 4년째 당기순손실을 내고 있다. 2013년부터는 영업이익도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매출은 315억원으로 전년 대비 42.5% 줄었고 영업손실은 157억원으로 세배 이상 커졌다. 당기순손실도 207억원으로 확대됐다.
이 같은 실적 악화는 고객사의 휴대폰 및 태블릿PC 물량 감소로 매출이 쪼그라들고 수익성이 악화된 탓이다. 광모듈 판매가가 하락한 데다 LG디스플레이에 대한 수주 물량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트레이스의 높은 실적 변동성은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낮은 부가가치 등을 감안할 때 수익성 개선 가능성도 제한적이다.
엄정원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트레이스는 모듈 공정 중 부가가치가 낮은 일부 후공정만을 영위하고 있어 구조적으로 교섭력 및 기술력이 낮은 수준으로 판단된다"며 "주력 제품의 최종 수요자인 주요 업체들이 그룹 내 수직계열화를 통해 계열사로부터 제품을 조달함에 따라 트레이스의 시장 지위가 열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말 기준 트레이스의 총차입금은 323억원이다. 이 중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성차입금이 256억원으로 약 80%를 차지한다. 반면 현금성자산은 34억원에 불과해 유동성 대응력이 열악한 상황이다. 은행권 차입금과 관련해 토지·건물 등 유형자산이 담보로 설정돼 있어 추가적인 담보 여력도 제한적이다.
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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