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 현재, 미래의 골프황제 '제5의 메이저' 더플레이어스서 격돌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마스터스-더플레이어스 동시 우승'.
'마스터스 챔프' 조던 스피스(미국)의 새로운 미션이다. 타이거 우즈(미국)가 2001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역사상 유일하게 수립한 진기록이다. 7일 밤(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 소그래스TPC(파72ㆍ7215야드)에서 열리는 '제5의 메이저' 더플레이어스챔피언십(총상금 1000만 달러)의 첫번째 화두다. 개인적으로는 지난해 마틴 카이머(독일)와 공동선두로 출발한 최종일 2오버파의 난조로 공동 4위에 그쳤던 '설욕전'의 의미도 있다.
최근 6경기에서 2승과 준우승 두 차례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에서 확률이 높다. 4일 끝난 캐딜락매치플레이의 16강 탈락 역시 아쉬움이 많았다. 압도적인 경기력을 과시하며 2승을 수확했다가 막판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에게 덜미를 잡혔다. 하지만 16강전과 8강전, 마지막날 다시 4강전과 결승을 치러야 하는 강행군을 감안하면 오히려 에너지를 비축하는 '약(藥)'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우승 경쟁을 다툰다는 대목에서 더욱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매킬로이는 반면 여유가 있다. 캐딜락매치플레이를 제패해 '매치의 제왕'이라는 타이틀이 하나 더 생겼고, 잭 니클라우스와 타이거 우즈(이상 미국)에 이어 25세 이하의 나이에 PGA투어 통산 10승째를 수확한 세번째 선수에 이름을 올리는 등 또 다른 새 역사를 창조했다. 다만 7경기를 소화해 체력이 '변수'다.
현지에서는 우즈의 귀환이 두번째 화두다. 올해 첫 출전한 2월 피닉스오픈 '컷 오프', 파머스인슈어런스 '기권' 등 최악의 상황을 연출한 뒤 잠정 은퇴를 선언했다가 꼬박 두 달 만에 마스터스에 출전해 공동 17위로 일단 연착륙에 성공했다. 한 달만에 다시 코스에 모습을 드러내는 셈이다. 2001년에 이어 2013년 우승컵을 품에 안았던 '약속의 땅'이라는 게 반갑다. 지난해는 허리 부상으로 불참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연습에 전념했고, 다시 좋은 샷들을 칠 수 있게 됐다"는 우즈의 자신감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 홈페이지를 통해 이 대회에 이어 6월 메모리얼토너먼트와 US오픈, 7월 디오픈 등 메이저에 연거푸 등판한다는 일정을 공개한 시점이다. "(우즈가) 마스터스의 실전 경험을 토대로 샷을 보완했고, 상당한 효과를 거둔 것 같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디펜딩챔프 마틴 카이머(독일)가 이 대회 최초의 2연패에 도전하고 있는 가운데 2012년 챔프 매트 쿠차와 헨리크 스텐손(스웨덴), 버바 왓슨, 짐 퓨릭(이상 미국), 저스틴 로즈(잉글랜드), 제이슨 데이(호주), 더스틴 존슨(미국), 애덤 스콧(호주),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등 세계랭킹 '톱 10'이 모두 출사표를 던졌다. 퓨릭은 특히 지난해 2위에서 입맛을 다셨던 분풀이를 벼르고 있다.
국내 팬들은 최경주(45ㆍSK텔레콤)의 2011년 우승 장면을 떠올리고 있다. 데이비드 톰스(미국)와 동타를 기록한 뒤 '시그니처홀' 17번홀(파3)에서 속개된 연장 첫번째 홀에서 기어코 '우승 파'를 잡아내 역전우승을 일궈냈다. 지난해 최종일 7언더파의 '폭풍 샷'을 작성했다는 대목도 고무적이다. '프라이스닷컴 챔프' 배상문(29)과 노승열(24ㆍ나이키골프)이 뒤를 받치고 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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