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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볼티모어 사건 경관 6명 기소…1명엔 살인혐의 적용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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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미국 볼티모어에서 흑인 청년 프레디 그레이(25) 사망 사건과 관련해 6명의 경관이 기소됐다. 기소된 6명의 경관 중 1명에게는 최장 30년형이 가능한 2급살인 혐의가 적용됐다.


메릴랜드주 검찰청의 메릴린 모스비(35) 검사는 1일(현지시간) 그레이의 사망 원인이 '경찰에 의한 살인'이라는 내용의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정직 처분을 받은 6명 경관에 대한 혐의 내용을 공개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기소된 경관 6명 가운데 2급 살인 혐의를 받은 경관은 체포 당일인 지난달 12일 그레이를 압송한 밴 차량을 운전한 시저 굿슨(45)이다. 그레이는 체포되는 과정에서 척추와 목 부위에 부상을 입었으나 제대로 된 응급치료를 받지 못한 채 방치됐고 결국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일주일만에 사망했다. 모스비 검사는 "그레이가 지난 12일 체포됐을 당시 여러 차례 치료를 요청했지만, 경찰들이 하지 않았다"며 "그레이에 대한 체포는 불법적이었다"고 밝혔다.


굿슨은 2급 살인 외에도 최고 징역 10년에 해당하는 과실치사와 2급 폭행 등의 혐의도 받았다. 윌리엄 G.포터와 브라이언 라이스, 얼리샤 화이트 등 3명의 경관은 과실치사 등의 혐의를 적용받았고 나머지 경관 2명은 2급 폭행, 불법 체포 등 혐의로 각각 기소됐다. 이들은 곧바로 볼티모어시 구치소로 이송돼 수감됐다.

지난해부터 미국에서 잇달아 발생한 경찰에 의한 비무장 흑인 사망 사건과 관련해 가해 경관이 기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7월 뉴욕 길거리에서 흑인 남성 에릭 가너(당시 43세)를 목졸라 숨지게한 대니얼 판탈레오와 8월 미주리주 퍼거슨에서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당시 18세)을 총격 사살한 대런 윌슨 등 백인 경관들에 대해 대배심은 모두 불기소를 결정했으며 이에 따라 항의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번졌다.


불과 4개월 전 주 검사직을 맡은 모스비 검사는 가해 경관들을 대배심을 통해 불기소했던 이전 유사 사건들과 달리 대배심을 거치지 않고 직접 기소했다. 그레이의 유족과 시민들은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레이의 양부인 리처드 시플리는 "검찰의 발표에 만족한다"며 "다만 기소 결정은 그레이를 위해 정의를 바로잡는 과정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그레이에게 일어났던 일의 진실이 드러나는 게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며 "정의가 작동하고 모든 증거가 제출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내 생각에 볼티모어 시민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진실이며 이는 또한 미국인들이 기대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경찰은 이번 수사결과에 대해 반발했다. 볼티모어 경찰 노조는 이날 모스비 검사의 수사결과 발표 전 그에게 보낸 서한에서 "비록 상황은 비극적이지만, 관련 경찰 누구도 그레이의 죽음에 책임이 없다"며 특별검사를 임명할 것을 주장했다. 굿슨 등 가해 경관 측 변호인도 "검찰이 터무니없이 서둘러서 기소결정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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