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 60대 재력가를 살해하도록 시킨 혐의로 기소된 김형식 서울시의원이 30일 항소심에서도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등법원 형사2부(김용빈 부장판사)는 이날 김 의원에 대한 항소심에서 살인을 교사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 일체를 부인하면서 뉘우치지 않고 있는 점·유족들이 엄벌을 요구하는 점 등에 비춰 원심의 형은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김 의원로부터 사주를 받아 피해자를 살해한 팽모씨에 대해서는 "피해자를 잔인하게 살인한 점을 볼 때 중형이 불가피하다"면서도 "김 의원의 압박에 의해 살인을 저지른 점, 실체적 진술을 밝히기 위해 협조한 점을 고려할 때 원심의 형(25년)이 과하다" 징역 20년으로 감형했다.
재판부는 우선 사건 실체를 규명하는 데 가장 중요한 팽씨의 진술이 원심부터 일관되게 이어지고 있다며 신빙성이 있다고 봤다.
김 의원이 유치장에서 친구에게 보낸 쪽지도 범행을 입증하는 유력한 증거가 됐다. 재판부는 "팽씨가 관련 녹취록이 있다고 거짓말을 하자 '쫄지마라·묵비권을 행사하라'고 했다"며 "무고하다면 자신에게 유리한 자료임에도 오히려 매우 불리한 증거라는 듯이 행동한 것은 피고인의 범행을 입증하는 유력한 증거"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밖에 재판부는 "원심이 채택한 증거들을 종합해볼 때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받은 5억 2000만원을 받은 사실과 차용증 작성으로 인해 피고인이 부담을 받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수의를 입고 재판장에 들어선 김의원은 손을 짚은 채 고개를 숙이고 판결 내용을 듣다가 판결 중간부터 울기 시작했다. 김 의원은 선고가 나자 "재판장님 제가 정말 안했습니다. 제가 준적도 없구요"라며 오열하다가 법원 경비원들에게 몸이 들리다시피 잡혀 끌려나갔다.
김재연 기자 ukebid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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