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금융당국 포괄적 업무협약 체결 이후 성과…수출입은행 최근 3.8억달러 PF금융 성료
PF 참여 외환銀 제2 도약 준비, NH농협銀 연내 현지 사무소 개설로 교두보 마련
동남아시아 금융시장 진출 교두보로 적극 활용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국내 은행들이 동남아 진출 교두보인 인도네시아에서 속속 성과를 내고 있다. 양국 금융당국 간 포괄적 업무협력 체결 이후 국내 은행의 현지 진출이 빨라지는데다 국책 금융기관의 투자도 순조롭게 이뤄지는 등 인도네시아가 글로벌 공략의 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2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한국수출입은행은 지난해 개시한 총 3억8000만달러 규모의 인도네시아 프로젝트파이낸스(PF) 금융지원을 최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조성된 PF 자금은 인도네시아 액화천연가스(LNG) 플랜트 건설ㆍ생산ㆍ판매 과정에 투입된다. 사업 주체는 한국가스공사, 일본 미쓰비시상사, 인도네시아 페르타미나다.
한국수출입은행이 주도한 이번 PF에는 외환은행, NH농협은행이 참여했다. 한국수출입은행은 1억9000만달러를 직접 대출했고, 외환은행과 NH농협은행은 각각 9000만달러, 5000만달러 규모의 채무보증부 대출 형태로 참여했다. 나머지 5000만달러는 일본계 상업은행이 맡았다.
한국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이번 PF 사업은 한ㆍ일 양국의 금융ㆍ건설기술과 인도네시아의 자원ㆍ운영기술이 결합한 아시아 국가 간 대표적인 자원개발 협력사업"이라며 "PF에 참여한 시중은행들의 현지 진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NH농협은행은 이번 PF 참여로 인도네시아 현지 진출이 보다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인도 현지은행인 BNI와 협업을 통해 인도네시아 진출거점을 마련한 NH농협은행은 올해 지점 전 단계인 사무소 개설을 추진한다. 외환은행도 지난해 하나ㆍ외환은행 현지 법인 통합으로 제 2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PF 참여는 인도네시아 진출 기반을 마련한 데 더 큰 의의가 있다"며 "연내 인도네시아에 사무소를 개설, 지점 설립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양국 간 PF 협력은 금융당국간 상호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 후 본격화됐다. 2012년 인도네시아 중앙은행과 금융위원회ㆍ금융감독원은 양국 간 상호교류ㆍ협력을 강화하고 금융정책ㆍ감독 관련 공동 관심사를 논의하는 정기적 협의채널을 구축해 금융ㆍ산업 분야의 협력을 다각도로 모색해왔다.
앞서 신한은행은 지난 16일 인도네시아 금융당국으로부터 자카르타 소재 은행인 뱅크메트로익스프레스(BME) 지분인수 승인을 받았다. 신한은행의 BME 인수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2012년 금융기관 최대주주 지분제한 규정을 도입한 이후 외국 은행에 지분인수를 승인한 최초 사례다.
지난해 12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사무소를 개설한 IBK기업은행도 지난 2~6일 권선주 행장이 현지를 직접 방문해 최고경영자 워크숍을 챙기는 등 현지화 전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우리은행도 최근 인도네시아 30위권 은행인 소다라은행을 인수해 현지 법인인 인도네시아우리은행과 합병, 우리소다라은행으로 공식 출범시켰다.
이처럼 국내 금융권이 인도네시아 진출을 강화하는 것은 인도네시아가 베트남, 필리핀, 미얀마, 인도 등으로 이어지는 동남아시아 금융시장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도네시아는 지리적으로 동남아 진출의 관문인데다 한국 금융에 우호적이어서 진출 장벽이 낮다"며 "인도네시아에서 성과를 내는 것이 해외 진출에 자신감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시중 은행들은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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