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펀드 매니저, 수익률 톱5 중 3명‥중소형주 담당 많고 공격적 베팅 등 '젊은 투자' 먹혀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30대 펀드 매니저 전성시대다. 발빠른 시장 트렌드 파악, 공격적인 베팅 등 '루키' 펀드 매니저의 강점으로 베테랑 매니저들을 앞서는 탁월한 성과를 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과열 우려마저 낳는 바이오주, 중소형주 열풍에 투자한 젊은 펀드매니저들이 시기를 잘 탔다는 분석도 나온다.
28일 펀드 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1년간 국내 주식형펀드 수익률 1~5위인 펀드 운용역 5명 중 3명은 30대 펀드 매니저인 것으로 나타났다(설정액 100억원 이상).
가장 우수한 성과를 낸 펀드 매니저는 1981년생으로 만 34살인 박택영 미래에셋자산운용 펀드 매니저. 박 매니저가 운용하는 '미래에셋한국헬스케어' 펀드는 1년 수익률이 48.16%에 이른다. 국내 주식형펀드 평균 수익률(8.63%)의 5배를 훌쩍 넘는 수준이다.
홍정모 NH-CA자산운용 펀드 매니저도 눈에 띈다. 1978년생으로 37살인 홍 매니저가 운용하는 'NH-CA대한민국No.1중소형주' 펀드는 1년 수익률 36.07%다. 석유 화학 트레이더,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를 거친 펀드 운용 경력 1년 10개월의 신참 치고는 탁월한 성과다.
1979년생으로 36살인 이하윤 마이다스자산운용 펀드 매니저도 '마이다스신성장기업포커스' 펀드로 1년 수익률 35.78%를 기록하며 홍 매니저와 수익률 싸움에서 엎치락 뒤치락하고 있다.
이처럼 30대 펀드 매니저들의 약진을 놓고 운용업계에서는 트렌드 변화에 민감한 젊은 감각과 탁월한 종목 선정, 과감한 베팅 등이 주효한 것으로 풀이한다. 젊은 펀드 매니저들은 주로 바이오, 헬스케어, 화장품, 정보기술(IT) 등에 투자하는데 이들 업종에 투자하려면 무엇보다도 트렌드를 빨리 읽어내는 능력이 중요하다. 아울러 최근 바이오주, 중소형주 강세장 속에 젊은 펀드 매니저들의 공격적인 베팅 성향이 맞물리면서 수익률이 두각을 나타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변동성이 큰 종목이 시장을 주도해 온 만큼 젊은 펀드 매니저들도 '옥석 가리기'를 통해 이익 가시성이 충분한 종목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변경하고 있다.
국내 주식형펀드 1년 수익률 1위인 박택영 미래에셋자산운용 펀드 매니저는 "최근 헬스케어주, 중소형주 열풍 속에 좋은 종목도 올랐지만 안좋은 종목도 많이 올랐다"며 "요즘에는 어떤 종목을 담을까가 아니라 어떤 종목을 편입하지 않을까가 가장 큰 고민"이라고 밝혔다. 그는 "리스크 관리, 변동성 관리에 주력하는 방향으로 운용 전략을 변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운용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 펀드 매니저들을 중심으로 장기적인 성과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투자란 게 수익률이 좋을 때도 있지만 나쁠 때도 있다"며 "젊은 펀드 매니저의 열정, 패기 같은 장점을 살려 하락장에서도 수익률을 지키며 장기적인 레코드를 쌓아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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