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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무공전서, 일제 때 검열 피해 펴낸 진실 밝혀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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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률 대전시 문화재종무과 학예연구사, 1795년 간행된 것과 일제 때 나온 전서 대조·교정 분석…“오·탈자 아니라 검열 피하기 위해 삭제된 글자 초서 등으로 숨기는 방법으로 발간”

이충무공전서, 일제 때 검열 피해 펴낸 진실 밝혀져 일제강점기 때인 1934년 간행된 '이충무공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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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왕성상 기자] 이순신 장군의 문집인 ‘이충무공전서’가 일제강점기의 출판검열을 피하기 위해 삭제된 글자를 초서 등으로 숨기는 방법 등으로 발간됐다는 진실이 대전에서 밝혀졌다.


28일 지역 문화계에 따르면 양승률 대전시 문화재종무과 학예연구사는 1795년(정조 19년) 처음 간행된 ‘이충무공전서’와 이때의 일제 때 나온 전서를 대조·교정한 결과 이 같이 분석했다.

그동안 알려진 오·탈자가 아니라 일제의 출판검열을 피하기 위해 삭제된 글자를 초서 등으로 숨기는 방법 등으로 발간됐다는 게 양 연구사의 주장이다.


1934년 충무공 후손 이민복(李敏復, 1862~1944년)과 대전에 살았던 서장석(徐長錫, 1884~1944년)이 발간한 충무공 이순신 문집 ‘이충무공전서’가 내용의 추가 보완(속편 2권)이 있었음에도 오·탈자가 많고 일본침략구절에서 임의로 가감됐다는 등의 이유로 가치가 떨어졌다.

이충무공전서, 일제 때 검열 피해 펴낸 진실 밝혀져 1930년 일제 검열내용이 적힌 기록

수년전부터 전서를 연구해온 양 연구사는 전서는 1930년 충무공후손 이민복과 대전의 서장석이 주동이 돼 발간하려 했으나 간행을 막을 목적으로 전서의 주요 문구를 지우는 등 일제검열과 방해로 간행되지 못했고 4년 뒤(1934년)에야 간행된 사실을 밝혀냈다.


일제는 출판검열에서 전서내용 중 ‘왜추(倭酋)’, ‘왜적(倭賊)’ 등과 같은 글자를 지우라고 했다. 전서의 주요 부분이 임진왜란과 관련된 왜와의 전쟁관련이고 왜추와 왜적은 전서에서 매우 많이 보이는 기록이므로 이것은 철저히 전서를 간행하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었다.


서장석을 비롯한 편집인사들은 일제 간행방해검열에도 4년 뒤 내용을 보완하고 일제의 처분내용을 반영하는 것처럼 해 간행했다.


양 연구사는 “1795년(정조 19년) 처음 간행된 전서와 이때의 전서를 꼼꼼히 대조·교정하는 가운데 매우 중요한 사실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일제검열에서 왜추와 왜적을 지우라는 처분에 편집자들은 왜추(倭酋)에서 ‘추(酋)’자와 왜적(倭賊)에서 ‘적(賊)’자를 지우되 없앤 글자 바로 앞 글자를 행서(行書)나 초서(草書)로 표기해 이들 글자가 생략된 사실을 독자가 읽는 중 알아차릴 수 있게 했다고 밝혔다. 이런 사실은 최근 일부 소장본에서 발견한 ‘注意(주의)’라고 적힌 별지에서도 확인됐다.


또 대부분의 전서판권지에서 ‘소화(昭和)’연도가 적힌 판권지를 뒤집어놓은 것도 일제의 몰락을 암시하는 의도적인 것이라는 게 양 연구사의 견해다.


이충무공전서, 일제 때 검열 피해 펴낸 진실 밝혀져 난중일기 명량대첩 부분 중 ‘왜적(倭賊)’ 중 ‘賊’자 생략 부분(□안)

전서를 단순히 판권지에 적혀있는 대로 서장석이 편집했다고 했으나 76명이 실린 유사록(有司錄)을 분석하고 새로 찾아낸 발문(跋文) 등으로 전서발행을 이끈 인사가 충무공후손인 이민복과 서장석이다. 이들은 통제사를 3명씩 배출한 집안으로 사돈집안의 인척이었다.


이민복은 정조 때 발간된 ‘이충무공전서 14권’에다 덧붙여 속편으로 2권을 더해 16권으로 편집했다. 서장석은 편집·발간에 결정적으로 이바지한 사실이 새로 밝혀졌다.


정조 때 ‘이충무공전서’가 ‘충무공가승(忠武公家乘)’을 바탕으로 했듯이 속편도 이민복이 지은 ‘충무공가승속편(忠武公家乘續編)’을 바탕으로 했음도 밝혀졌다. 속편 2권 중 1권은 정조대 펴낸 ‘이충무공전서’ 이후의 충무공 관련기록들을 모은 것이다. 또 다른 1권은 충무공과 생사고락을 함께한 동지들 기록인 ‘동의록(同義錄)’이다.


76명의 유사 중엔 ▲일제시대 경매로 넘어갈 뻔한 현충사 일대 보존에 결정적 기여를 한 이충무공유적보존회 주요 회원이던 고문 유진태(兪鎭泰) ▲경주 최부자로 잘 알려진 최준(崔浚) ▲개인 돈으로 구한말 대학자이던 간재(艮齋) 전우(田愚)의 문집을 간행했던 이인구 등이 있다. 유사들도 대부분 충무공과 생사고락을 함께하던 동지들 후손이었다.


아울러 유사들의 한사람으로 우암 송시열 선생의 후손이자 연재(淵齋) 송병선(宋秉璿) 선생의 제자였던 송낙헌(宋洛憲)이 지은 발문(跋文)에선 “전서를 발행하는 게 충무공은 세상이다 아는 훌륭한 인물이고 우리나라는 이성의 인륜을 갖춘 나라이니 세상이 다 존경하고 우러를 것이고 편집자의 뜻과 같이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 전서를 보고 충무공을 본받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충무공전서, 일제 때 검열 피해 펴낸 진실 밝혀져 '이충무공전서' 내용 중 뒤집어져 편집된 부분

양 연구사는 “민족이 어려울 때 전서를 펴낸 이분들은 일제의 온갖 방해공작과 고난 속에서도 불굴의 의지와 사명감을 갖고 전서를 발간, 국민들에게 충무공을 본받아 국난을 이겨내고 민족적 긍지와 자존감, 독립의지를 북돋아주려고 애썼다”고 말했다.


양 연구사는 곧 이 같은 전서의 편집과정과 전서교정 및 영인(影印)내용을 담은 책을 펴낼 예정이다. 그는 “전서를 복원하되 일제검열로 지우진 글자와 보충교정한 글자를 되살려 처음 이 분들이 간행하고자 했던 전서를 펴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왕성상 기자 wss404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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