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소과자 구매 팁
①뗏목을 만들 수 있는지 한강에 띄워본다. ②'마더 혜레사'한테 조언을 구한다 ③질소를 산다.(덤으로 과자를 준다)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과자에 질소를 충전하는 이유'라고 하면 어쩌면 이 글을 읽는 소비자 대부분 빵빵한 봉지에 두 줌 될까말까한 '질소과자'를 떠올릴 수 있겠다. 국내 제과업체에서 판매하는 과자제품들이 포장에 비해 내용물이 터무니없이 적기 때문에 이런 조롱 섞인 오명을 듣게 된 것. 지난해에는 국내 대학생 3명이 과자봉지 160여개로 '과자뗏목'을 만들어 한강을 건넜다고 하니, 국내 소비자들의 불신이 어느 정도인지는 새삼 언급할 필요없을 듯하다.
그러나 본래 과자봉지에 든 질소의 역할은 (뻔한 얘기겠지만) '과대포장'이 아닌 신선도 유지에 있다. 그럼 이쯤에서 왜 굳이 '질소'냐 하는 질문을 가질 수 있다.
과자에 질소를 충전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질소가 공기 중에 기체로 존재해 부서지기 쉬운 과자를 보호해주기 때문이다. 공기 중의 약 80% 정도를 차지하는 질소는 끓는점이 -195도로 대부분은 기체로 존재한다. 색깔과 맛, 냄새는 없으며 대부분은 질소 화합물을 생성하는데 쓰인다. 요리에도 이용하는 액화질소는 실제로 질소기체를 초저온으로 만들어 고압에서 압축시킨 것으로 산소나 수소분자에 비해 안정적이어서 식품의 냉동, 건조 또는 생체물질의 변성을 막는 용도에 사용되기도 한다. 자동차의 에어백에도 질소가 쓰인다. 에어백 속에는 질소화합물인 아지화나트륨(NaN3)가 들어있는데 충격을 받는 순간 에어백의 전기점화장치가 아지화나트륨을 폭발시켜 나트륨과 질소기체로 분해시키게 된다.
두번째 이유로는 유통과정에서 일어나는 변질을 막기 위함이다. 일반적으로 식품은 산소와 만나면 맛이 변질된다. 과자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반응성이 떨어지는 기체를 채워 산소로부터 직접적인 접촉을 방지시켜야하는데, 충전에 가장 적합한 기체는 내용물과 화학반응을 하지 않는 것들이어야 한다. 아르곤, 네온, 헬륨과 같은 비활성기체도 있지만 이들 기체는 비용부담이 크기 때문에 구하기 쉬운 질소기체가 많이 쓰이는 것이다.
질소충전으로 감자칩의 바삭한 식감을 즐기는 것은 좋지만, 많이 넣는다고 과자가 더 바삭해지는 게 아니라면 제품의 신선도를 유지하는 수준에서만 질소를 넣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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