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모터스, 파산 위기 맞자 친구인 래리 페이지 구글 CEO에게 인수 제의
협상 막판에 모델S의 흥행 성공으로 결렬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 구글이 불과 2년 전 전기자동차 시장을 이끌고 있는 테슬라 모터스와 인수 협상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더 버지는 20일(현지시간) 앨론 머스크 테슬라 모터스 최고경영자(CEO)가 테슬라 모터스가 부도 위기에 몰렸을 때 친구인 래리 페이지 구글CEO에게 회사를 매각하려고 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테슬라 모터스는 파산 직전에 있었다. 2003년 설립된 테슬라 모터스는 2008년 '로드스터'라는 전기 스포츠카를 개발했지만 10만9000달러(한화 약 1억 1800만원)라는 비싼 가격에 비해 실용성이 부족해 2013년 5월까지 흑자를 달성하지 못했다.
더 버지는 "당시 앨론 머스크가 친구인 래리 페이지를 찾아가 구글이 테슬라를 인수하는 건 어떤지 권유했다"며 "협상에서 머스크는 회사 가치로 60억 달러, 공장 건설비용 50억 달러와 8년간의 경영권, 3세대 전기차 생산까지의 충분한 시간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협상은 상당히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지는 전반적인 제안을 받아들였고 구글의 변호사들은 세부적인 최종 사안을 점검할 정도였다고 더 버지는 설명했다.
하지만 그 계약은 끝내 성사되지 못했다. 테슬라 모터스가 2012년에 내놓은 '모델 S'가 시장에서 호평을 받으며 흥행에 성공했고 2013년 테슬라 모터스의 주가가 328%나 뛰었기 때문이다. 모델 S는 7만1000달러(한화 약 7600만원)에 달했지만 2만대가 넘게 판매돼 2013년 전기차 판매 순위 2위를 거두기도 했다. 총 매출액은 5억6200만달러를 기록했고 미국 에너지부에 밀린 대출금 4억6500만달러도 갚게 됐다.
테슬라 모터스가 위기에서 벗어나고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 되자 경영상의 어려움 때문에 회사를 매각한다는 이야기는 사라지게 됐다. 오히려 지난해에는 애플이 테슬라를 인수한다는 소문이 있었다. 제이슨 칼라카니스 벤처 캐피탈리스트는 "애플 주주들은 팀 쿡 애플 CEO가 테슬라를 인수하길 원한다"며 "애플이 테슬라에 750억 달러를 쓸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2년 만에 회사 가치가 10배 이상 뛴 것이다.
한편 애플이 2020년까지 전기자동차를 상용화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 돌고 있다. 실제로 앨론 머스크 테슬라 모터스 CEO는 "애플이 전기 배터리 인력을 빼가고 있다"고 폭로했고 현재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 A123시스템스는 애플이 핵심 엔지니어 5명을 빼갔다며 애플을 고소했다. 또 애플이 지난 18개월간 자동차 관련 특허를 290개나 출원했다는 것도 애플이 전기차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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