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배 "특검조차 주장하지 못한 것이 야당이냐"
국민모임 "특검에 문재인 대표도 들어가야"
야권 후보들 네거티브 방식으로 존재감 부각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정국을 강타하며 '4·29재보궐선거'가 유권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 특히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해 이번 재보선에 출마한 정동영·천정배 후보는 공약과 출마 명분 등을 알리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략을 수정, 새정치연합을 공격하며 존재를 부각시키고 있다.
천정배 광주 서을 보궐선거 무소속 후보는 지난 14일 새정치연합의 '성완종 리스트' 특검 결단을 촉구하며 "전·현직 비서실장과 현직 총리, 대권주자 등이 리스트에 거론됐는데도 특검조차 주장하지 못한 것이 야당이냐"라고 말했다. 이어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이 살아 계셨다면 10초도 머뭇거리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천 후보는 이어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친위부대'로 요직이 짜여진 검찰이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자금으로까지 불거진 사건을 제대로 밝혀낼 수 있겠느냐"며 "왜, 무엇이 두려워서 문재인 대표와 새정치연합이 엄청난 권력비리에 대해 특검 주장을 못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천 후보는 또 "새정치연합이 물량, 조직과 세를 동원해 시민들의 마음을 돌려보겠다고 하는데 이는 광주 서 을 유권자들을 무시한 행태"라며 "문재인 대표와 당 후보가 광주와 호남의 미래에 대한 비전과 정책을 가지고 경쟁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조직을 총동원한 선거는 유권자들의 역풍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천 후보측은 지난 16일에도 새정치연합 소속 의원들이 국회 대정부질문에 불출석한 점을 비판했다. 최주영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성완종 리스트의 핵심 인물인 이완구 총리를 불러 대정부질문을 하는 중요한 본회의를 제쳐놓고 광주 보궐선거 현장에 집단으로 몰려온 새정치연합 국회의원들은 야당 의원 자격이 없다"고 했다.
최 부대변인은 "지난 14일 국회 임시속기록을 보면 당일 광주 서 을에 얼굴을 비쳤던 장병완 의원은 출석조차 하지 않았으며, 주승용·박지원 의원은 오후 속개를 앞두고 이석한 것을 알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입으로는 정권심판 정권교체를 외치지만 실상 자기 기득권 지키기에만 혈안이 된 현재 야당의 민낯"이라고 비판했다.
정동영 서울 관악 을 보궐선거 후보가 창당을 추진하고 있는 국민모임은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노무현 정부 시절 두 차례 특별사면을 받은 것에 대해 문재인 대표의 해명을 요구했다. 또 검찰 수사나 특검이 실시될 경우 문재인 대표도 조사대상에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모임 핵심 관계자는 지난 13일 "비리 혐의로 처벌받은 기업인이 한 정권에서 2번씩이나 특별사면 혜택을 받았다"며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사면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2005년), 청와대 비서실장(2007년)이었다는 점에서 해명이 필요하다"고 했다.
국민모임은 지난 12일에도 성명을 통해 "겉으로는 '박근혜 게이트'에 대해 정치공세를 취하는 시늉을 하고 있지만, 성역 없는 수사에는 미온적 자세를 보이고 있다"며 "특검 도입을 주장하지 못하는 이유가 혹시 노무현 정권 때 성 전 회장의 이례적인 두 차례 특별사면 특혜 의혹 때문은 아닌가"라고도 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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