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편의 개선한 가전생활용품 특허출원 급증

특허청 집계,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 후 ‘활발’…2008년까지 한해평균 80여건→2009년부터 120여건, 냉장고·에어컨·바이메탈 이용 냄비·컵 등 다양

[아시아경제 왕성상 기자] 장애인 편의를 위한 가전생활용품 분야의 특허출원이 크게 늘고 있다.

17일 특허청에 따르면 2008년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시행된 뒤 장애인 편의를 위한 가전생활용품분야 특허출원이 2008년까지는 한해평균 80여건이었으나 2009년부터는 연평균 120여건으로 크게 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시행된 뒤 의수, 의족 등과 같은 장애인전용제품이 주를 이루던 장애인 관련특허출원이 일상에 편의를 주는 가전생활용품까지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기업은 2008년 이전 5년간(2004~2008년) 104건에서 2009년 이후 5년간(2009~2013년) 거의 두 배인 204건을 출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전생활용품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구비율이 10%(2009년 기준)를 넘어서면서 기업이 이들을 주요 소비자로 알기 시작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게다가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 후 사회전반에서 장애인의 보편적 편의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기업도 장애인이 편하게 쓸 수 있는 갖가지 제품개발에 힘쓴 결과로 풀이된다.

가전제품의 경우 더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 주로 출원되고 있다. 사례로 ▲대형화되는 냉장고의 경우 무거운 문을 쉽게 여닫을 수 있도록 하는 기술 ▲에어컨 및 냉장고 사용 메뉴얼을 음성으로 안내하거나 사용자를 자동 인식해 미리 설정된 모드로 작동토록 하는 기술 ▲바이메탈을 이용해 냄비나 컵에 내용물 온도를 점자로 표시해 화상을 막는 기술 등을 들 수 있다.

한편 생활의 편리함을 주는 기술에서 더 나아가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같이 여가를 즐길 수 있게 하는 기술도 출원되고 있다.

소리의 진동으로 청각장애인들이 자막 없이도 영화를 즐길 수 있게 하는 헤드셋, 점자와 같은 돌출부나 모양 등이 새겨져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할 수 있는 퍼즐, 진동과 모션인식기술을 이용해 시각장애인도 문자를 입력할 수 있도록 한 터치스크린과 같은 것들이다.

윤병수 특허청 생활가전심사과장은 “장애인복지정책이 장애인을 특별히 배려하는 것에서 장애인과 모든 활동을 함께하는 것으로 바뀜에 따라 장애인의 사용편의를 개선한 제품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윤 과장은 “갖가지 가전생활용품을 중심으로 장애인 편의증진을 위한 참신한 아이디어 발굴과 적절한 특허권리화가 앞서 이뤄지면 달라지는 시장 환경에서 기업경쟁력을 크게 높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왕성상 기자 wss404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