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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兆 빚더미 지방공기업에 '메스' 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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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자치부, 31일 지방공기업 종합혁신방안 국무회의 보고

지방공기업 설립요건 강화…전담기관 타당성 검토·설립심의협의회 운영
청산요건 법제화…조건 충족하면 자동 해산·청산절차 시작
일부선 "지방자치권 과도한 침해"라는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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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부채규모가 50조원에 달할 정도로 방만하게 운영돼온 지방공기업에 대해 정부가 '메스'를 댄다. 타당성 검토를 통과해야 설립이 허용되며 청산요건과 절차가 마련돼 부실 지방공기업 퇴출이 촉진된다.


행정자치부는 이같은 내용의 '지방공기업 종합혁신방안'을 확정, 31일 국무회의에 보고했다. 혁신방안에는 지방자치단체 재정난의 주범(主犯)으로 꼽히는 지방공기업의 방만한 경영, 과다한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립단계서부터 청산에 이르는 전 과정에 대한 개혁 방향이 담겨있다.

앞서 행자부는 지방공기업 혁신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지방공기업혁신단'을 구성해 워크숍, 현장방문, 지방자치단체 의견수렴 절차 등을 거쳤다. 이번 혁신방안에는 제도혁신, 구조개혁, 부채감축 등 3개 분야에 걸친 8대 중점 추진과제가 포함돼 있다.


먼저 정부는 그간 면밀한 검토 없이 우후죽순으로 늘어나던 부실 지방공기업을 막기 위해 설립요건을 강화한다. 현재는 지방자치단체가 지정한 전문기관의 타당성 검토를 거친 후, 상위기관과의 협의를 거치면 조례 재정을 통해 간단히 공기업을 설립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지방자치단체장의 입김이 작용하는 등 적지 않은 병폐들이 지적돼 왔다.

정부는 앞으로 타당성 검토 절차를 수행하는 독립 전담기관을 운영키로 했다. 아울러 그간 형식적으로 진행돼 온 상위기관과의 협의절차를 실질화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설립심의협의회'를 운영할 계획이다.


설립절차를 까다롭게 바꾸는 동시에 퇴출은 촉진한다. 행정자치부는 경영평가결과 부실공기업 진단을 받은 공기업에 대해 청산명령을 내릴 수 있는데 앞으로는 부실공기업 요건과 청산 절차를 법제화한다. 청산요건에 해당될 경우 자동으로 해산되도록 하겠다는 얘기다.


청산 대상 공기업의 경영지표는 ▲부채비율 400% 이상 ▲유동비율 50% 미만 ▲이자보상배율 0.5 미만 등으로 제시했다. 구체적인 청산 대상 기준은 지방공기업 관계자, 전문가, 학계 등의 자문을 받아 추후 확정된다.


지방공기업의 체질개선을 위한 시스템도 마련된다. 정부는 일정 규모(광역 200억원, 기초 100억원 이상)이상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신규사업을 추진할 경우 지자체ㆍ지방공기업 담당자를 실명으로 공개해 책임성을 강화한다. 행정자치부와 시ㆍ도로 이원화된 경영평가도 행정자치부로 일원화, 엄격한 경영평가 기준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 지방공기업 간의 유사ㆍ중복기능을 조정하고 민간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사업영역에 대해서는 '시장성 테스트'를 거쳐 민간으로 이양하게 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같은 개혁을 통해 2017년까지 26개 지방공기업(부채비율 200% 이상 또는 부채규모 1000억원 이상)의 부채비율을 120%까지, 부채총액을 44조2000억원까지 낮출 계획이다.


정종섭 행자부장관은 "이번 방안은 지방공기업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제고하고 지방재정 부담을 감축하기 위해 마련됐다"며 "앞으로 지방자치단체, 지방공기업과 협력해 혁신방안이 잘 추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정부의 개혁방안을 두고 일각에서는 지방자치권ㆍ조직권에 대한 과도한 침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철 사회공공연구소 연구실장은 "지방공기업의 방만한 경영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개혁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설립ㆍ청산절차가 중앙에 집중되는 등 관치(官治)적 성격이 짙다"며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지방공기업의 역할과 부실 원인에 대한 분석이 더 필요하고, 각 지방자치단체와 시민들이 직접 지방공기업을 통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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