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중국이 은행업계 전산장비를 자국산으로 교체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은행업계 IT 장비 규제 강화' 이행을 당분간 연기하기로 했다고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미 고위 공무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WSJ은 중국이 얼마나 오랜 기간 '은행업계 IT 장비 규제 강화' 이행을 연기할지는 불확실하지만 중국 시장에서 발을 뺄 위기에 놓인 미국 IT 업계는 이 작은 승리에 환호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최근 '안전하고 통제가능한 보안장비로 은행업계 IT 장비를 교체한다'는 목표를 내걸고 이행을 준비해왔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중국 은행권에 납품하는 IT 장비 업체들은 해당 제품의 소스코드(프로그램 구조와 작동원리 정보)를 제출하는 게 의무화 된다. 미국 IT 업계는 보안상 중요한 소스코드 제출은 불가능하다며 이와 같은 조치가 사실상 외국산 장비를 중국산 장비로 교체하려는 시도라고 이해하고 반발해왔다.
WSJ은 중국이 IT 장비 규제 강화 이행을 연기한 데에는 미국 정부 차원의 압박이 효과를 낸 것이라고 풀이했다.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은 30일 베이징(北京)을 방문해 왕양(汪洋) 부총리와 만나 중국의 이러한 시도가 IT 기업들의 기술경쟁을 가로막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강한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루 장관은 왕 부총리와의 회담에 앞서 한 모두발언에서 "강제된 기술이전과 최근의 금융분야를 포함한 (각 영역에서의) 기술경쟁을 막는 시도들에 대해 우리는 이미 우려를 분명하게 표명했다"면서 "오늘 이 문제에 대해 중국과 심도 있게 얘기를 나눌 것"이라고 말했다.
루 장관은 이와 함께 중국 정부에 환율통제 정책 완화를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루 장관은 회담에 앞서 "중국이 시장결정 환율(체제)로 더 나아가고 더욱 투명한 환율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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