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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도 AS가 됩니다"‥한투운용 영업맨의 펀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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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우 한국투자신탁운용 채널영업본부 차장 "펀드 판매 못지 않게 펀드 AS가 중요"

"펀드도 AS가 됩니다"‥한투운용 영업맨의 펀드론 김형우 한국투자신탁운용 채널영업본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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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한국투자신탁운용의 김형우 채널영업본부 차장은 개인투자자들은 거의 만나지 않는다. 김 차장은 은행, 증권, 보험 등 펀드 판매사의 영업 담당 직원들을 주로 상대한다. 펀드 판매 전문가들에게 '펀드 영업이란 무엇인가'를 전파하기 위해서다. 펀드도 사후서비스(AS)가 필요하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김 차장은 "펀드도 전자제품이나 자동차 처럼 AS가 필요하다"며 "당장 펀드를 판매하는 것도 좋지만 장기적으로는 AS를 꾸준히 제공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가 펀드 AS론을 갖게 된 것은 2005년 삼성생명에 입사해 펀드 판매 업무를 맡으면서 부터다. 당시 김 차장은 사원인데도 한주만에 십억대의 펀드 유치 실적을 올릴 정도로 잘나갔다.


그는 "입사 직후에는 대부분의 펀드 수익률이 드라마틱해서 고객들이 펀드를 먼저 찾았던 시절"이라며 "사원인데도 주간 단위로 주가연계펀드(ELF)에 10억원을 유치한 적도 있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펀드 판매왕의 자리는 오래 가지 않았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는 법.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로 고공행진하던 펀드 수익률은 순식간에 마이너스로 고꾸라졌다. 김 차장은 "공장을 운영하는 아버지뻘 연세의 고객이 있었는데, 2009년 펀드에 넣었던 원금의 70% 가량을 잃었다. 매일 술에 취해 전화를 걸어 와 1년 넘게 밤마다 욕을 들었다"며 '악몽' 과도 같았던 기억을 떠올렸다.


김 차장은 이 기억을 잊지 않는다. 평생의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은 것이다. 판매 후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무엇보다도 다른 사람에게 투자를 권하는 일이 얼마나 무거운 책임감을 지니는 일인지 절감하게 됐다는 얘기다.


김 차장은 곧바로 실천에 옮겼다. 그래서 보험사에서 운용사로 이직했다. 그는 "투자자에게 판매하는 상품이 어떻게 개발되고 운용되는지 직접 경험해야겠다는 생각에 이직을 결심한 것"이라며 "펀드 운용 전략 등을 폭넓게 이해해야 펀드 판매 후에도 투자자에게 적절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를 옮긴 후 새로운 영업맨을 하루에 한 명 꼴로 만났다. 그가 지난 3년 동안 받은 명함만 1000장에 달한다. 그의 지론인 펀드 AS를 실천하는 것이다.


김 차장은 "주요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시장에 어떤 영향을 주고 펀드는 어떤 영향을 받는지 정리해 판매사 직원들에게 펀드 뉴스를 발송한다"며 "고객들과도 전화통화를 하거나 직접 만나 펀드 운용 전략에 대해 설명하는 등 스킨십을 강화하려고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물론 영업맨의 고충이 없는 것은 아니다. 판매사 영업 담당 관리 뿐 아니라 새로운 판로를 뚫는 것도 김 차장의 일이다. 경쟁사 중에는 계열 판매 비중이 50%에 달하는 곳도 있었다. 반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계열 판매 비중이 20%도 되지 않았다. 영업이 쉽지 않았던 이유다.


김 차장은 "대형 은행, 외국계 은행, 지방은행 등 서울에서 제주까지 전국 곳곳을 다녔다"며 "회사는 처음부터 비빌 언덕이 없으니 마케터들의 야성이 유독 강하고 이게 회사의 경쟁력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 차장은 최근 1%대의 저금리 시대의 영업전략과 관련해 "중위험ㆍ중수익의 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펀드AS도 더욱 강화해야 할 것"이라며 "책임감 있게 펀드를 판매하고 관리하는 영업맨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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