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부진·업황 악화로 2009년 32개→2015년 10개로 급감‥설정액도 4분의1로 쪼그라들어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설정액 1조원 이상의 공룡펀드가 급감했다. 업황 악화와 수익률 부진으로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면서 덩치가 확 줄었다.
30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2009년 32개였던 설정액 1조원 이상 펀드(ETF, ELF, MMF 제외)는 2015년 현재 10개로 줄었다. 6년만에 3분의1 토막이 난 셈이다.
1조원 이상 펀드수는 2009년 32개에서 2010년 26개, 2011년 19개, 2012년 20개, 2013년 16개, 2014년 14개, 2015년 10개로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1조원 이상 펀드의 설정액 총합도 66조3368억원에서 15조9209억원으로 줄었다.
2009년만 해도 설정액 4조원대 펀드가 3개, 3조원대가 3개, 2조원대가 8개에 달했다. 하지만 지금은 '신영밸류고배당(주식)C형' 1개만 설정액 3조2358억원으로 3조원대 펀드로 성장했고 나머지는 모두 1조원대다.
공룡펀드 면면도 그새 대거 물갈이됐다. 6년 전 1조원 이상 펀드 32개 중 '교보악사파워인덱스 1(주식-파생)ClassA', '한국밸류10년투자 1(주식)(C)',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 1(주식)(C 1)' 3개만 지금도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고 나머지 29개는 사라졌다.
공룡펀드가 멸종 지경에 이른 것은 펀드 업황이 악화된 데다 수익률도 좋은 편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장기 수익률 부진에 따른 환매, 지난해에는 코스피 박스권 돌파에 따른 차익 실현 환매가 잇따랐다.
설정액 1조원 이상 10개 펀드의 연초후 수익률은 4.5%로 일반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인 6.25%에 못미친다.
운용사 관계자는 "펀드 규모가 커지면 개별 종목을 사고 파는데 시장이 큰 영향을 받아 쉽게 움직이기가 쉽지 않다"며 "수익률 부진은 구조적인 문제가 크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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