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누적투자액 금명간 400억불 돌파…압도적 1위
-저임금 풍부한 노동력에 법인세·금리인하 개방정책 적극
-삼성 LG 등 베트남에 투자 더 늘린다…베트남경제 견인차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베트남 경제가 한국기업 덕분에 활짝 웃고 있다. 한국기업이 베트남에 진출한지 이미 20년이 넘었지만 최근 베트남 정부의 적극적인 감세ㆍ개방정책과 외국인투자유치 노력에 힘입어 삼성그룹을 비롯한 국내 기업들이 대(對)베트남 투자와 고용을 늘리며 베트남경제성장의 견인차가 되고 있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대베트남 누적 투자액은 조만간 400억달러를 돌파한다. 지난해 말까지 우리나라는 총 4110개 프로젝트에 372억3000만달러를 베트남에 투자했다. 2위 일본(2477건, 368억9000만달러), 3위 싱가포르(1351건, 327억4000만달러), 3위 대만(2368건,284억달러)를 일찌감치 제쳤다.
지난해 한 해 동안에도 684건, 73억3000만달러를 투자했다. 베트남 한 해 외국인투자의 36.3%로 압도적 1위다. 2012년까지 매년 10억∼20억달러 선이던 연간 투자액은 2013년 43억달러, 지난해 73억달러로 고공행진하고 있다. 이런 속도라면 베트남 누적 투자액은 상반기에 400억달러 고지를 넘는다.
지난해는 삼성전자(30억달러), 삼성디스플레이(10억달러), LG전자의 투자 및 협력사들의 베트남 진출이 많았으며 환태평양경제협 TPP를 염두에 둔 원단생산기업 등 섬유, 봉제 기업의 투자도 증가했다. 제조업 투자가 65억8000만달러로 전체의 90%에 달했다. 베트남 각 지방성 정부가 파악하고 있는 한국기업은 2014년 말 기준 4042개 기업이 가동중인 것으로 파악됐으며 고용 인력은 50만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최저임금이 올 1월부터 14.8% 대폭 인상돼 투자진출기업에는 부담이 되고 있다. 최저임금은 2012년 75달러에서 2013년 95달러, 2014년 112달러, 올해는 128달러로 가파른 상승추세다. 국제유가 폭락으로 베트남 원유 생산량이 감소되면 경제성장률도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주요 기업들은 올해도 투자와 고용을 늘릴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1∼2년 안에 박닌 성과 탕니엔 성 등 베트남 북부 2개 성에 있는 휴대전화 공장의 현지 고용 인력을 8만 5000여명에서 12만여명으로 늘리는 등 생산 확대에 나선다. 이들 공장의 지난해 수출 실적은 263억 달러로 베트남 총 수출액의 17.5%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관련 연구개발 인력을 베트남으로 파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모바일을 담당하는 IM사업부 직원들도 이미 파견돼 있으나 개발 단계에서부터 갤럭시S6 제작에 참여한 연구직들이 가장 제품의 완성도를 잘 알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베트남 기획투자부는 최근 공식보고서에서 삼성그룹의 누적투자액이 130억달러로 그간 알려진 규모(110억달러)보다 크고 그룹 계열사들의 베트남 투자가 오는 2017년까지 최대 200억 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LG전자는 베트남 북부 항구도시 하이퐁에 대규모 복합 생산단지를 조성, 글로벌 거점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지난 27일 하이퐁에서 열린 'LG전자 베트남 하이퐁 캠퍼스' 준공식에는 쯔엉 떤 상 베트남 국가주석, 구본무 LG 회장도 참석했다. 2013년 하반기부터 2028년까지 15년간 진행되는 투자 규모는 15억달러(1조 6575억 원)에 달한다.
베트남의 한국기업 러브콜은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베트남은 외국인투자 유치확대를 위해 지난해의 금리와 법인세인하(25%→22%)에 이어 올 7월부터는 ▲기업법(외국인지분 51%이상 투자 시 외국인투자기업 적용) ▲투자법(투자금지 규정 완화및 투자허가절차 간소화, 법인인감 사용의무 폐지) ▲주택법(외국인주택소유 허가) 등 규제완화법안을 시행할 예정이다.
한·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 섬유와 자동차 부품, 화장품, 가전제품 등 국내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갖춘 품목에 대한 베트남시장이 개방돼 소재ㆍ부품 등 중간재 수출 및 투자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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