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우리나라 여성들은 평균 수명이 길어 남성보다 더 많은 노후 준비가 필요하지만 경제활동 등에서 불리한 점이 많아 실제 노후 준비에서 남성보다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삼성생명 은퇴연구소가 발표한 '여성의 노후준비가 특별한 이유'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성들은 장수 리스크와 의료비 리스크, 노동시장 리스크 등에 남성보다 더 크게 노출돼 있다.
2013년 통계청이 조사한 결과를 살펴보면, 65세인 남성의 기대여명은 18년인데 비해 여성의 기대여명은 22.4년으로 여성이 4.4년 더 길게 나타났다. 이에 따라 65세 이후 기대여명까지 1인당 월 평균 100만원의 생활비가 필요하다고 가정하면 남성의 노후 생활자금이 약 2억1600만원인데 비해 여성의 노후 생활자금은 2억6880만원이었다. 여성이 남성보다 5000만원 이상의 노후 생활자금이 더 필요한 것이다.
2013년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여성의 평생 의료비는 1억2322만원으로 남성이 평생 지출하는 의료비 1억177만원 보다 많았다. 특히 65세 이후 지출하는 의료비는 여성이 6841만원으로 남성의 5138만원보다 약 1700만원이 더 많았다. 이에 따라 기본 생활비와 의료비만 고려한 기초 필요자금은 65세 이후의 여성이 남성보다 약 7000만원 더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우리나라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51.3%로 남성의 73.2%보다 21.9% 포인트 낮다. 또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집계한 자료를 살펴보면, 2013년 우리나라의 성별 임금격차가 36.6%로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다. 성별 임금격차가 36.6%라는 것은 남성의 임금을 100으로 했을 때 여성의 임금이 63.4라는 뜻이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는 여성의 노후가 남성과 다르다는 점을 감안해 좀 더 적극적으로 본인의 노후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은퇴연구소 관계자는 "여성이 홀로 노후를 보낼 기간에 필요한 노후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부부의 경우 공적ㆍ사적 연금 수령 방식을 종신부부형으로 바꾸는 등 수령 기간을 가급적 길게 잡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배우자몫 외에도 여성 본인 명의의 공적ㆍ사적 연금을 별도로 가입해 두는 것을 권유한다"며 "여성은 노후 의료비 지출이 남성보다 많기 때문에 건강보험이나 실손보험 등을 통해 노후 의료비 및 간병비용도 미리 마련해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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