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 월스트리트와 워싱턴 정가의 거물 인사들이 속속 실리콘 밸리 정보기술(IT)기업에 합류하고 있다.
세계 최대 검색업체 구글은 24일(현지시간) 루스 포랏(57) 모건스탠리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신임 CFO로 영입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28년간 모건 스탠리의 요직을 두루 걸친 포랏 CFO는 '월가에서 가장 파워풀한 여성'으로 불린다.
포랏은 캘리포니아 출신으로 그동안 프라이스라인닷컴, 이베이, 아마존 등 굵직한 IT기업 공개 업무를 관장하기도 했다. 모건스탠리 CFO를 맡았던 지난 5년 동안에는 회사의 재무구조 조정작업을 지휘, 회사를 빠르게 안정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들어 주가 부진 등에 따른 주주들의 불만에 직면한 구글이 그 해법을 금융전문가에게 의뢰한 셈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갑자기 몸집이 커진 IT 기업들이 월스트리트나 정치권의 거물을 영입하는 것은 이제 유행이 되고 있다. 최근 트위터와 모바일 결제 업체 스퀘어도 골드만 삭스 출신 전문가를 CFO로 영입했다. 스냅챗도 투자은행 크레디 스위스 출신을 전략 총괄로 스카웃했다.
미국 최대 온라인 유통업체 아마존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측근인 제이 카니 전 백악관 대변인을 영입해 눈길을 끌었다. 최근 논란 속에서도 사업을 급팽창시키고 있는 차량 공유 업체 우버는 전 백악관 고문인 데이빗 플로페를 정책 및 전략 담당 상무로 끌어들였다.
실리콘 밸리의 뜨거운 팽창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실리콘 밸리 대표 벤처 캐피탈인 세쿼이아 캐피털의 마이클 모리츠 회장은 이날 영국 '더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실리콘 밸리에) 어느정도 후퇴가 있을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 크고 작은 기업 중 상당수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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