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IC·액셀러레이터 등 연구단지 SRA 후방 지원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삼성전자의 실리콘밸리 혁신 전략에서 가장 눈여겨 봐야 할 점은 '에코 시스템'이다.
대규모 연구개발센터를 중심으로 벤처기업 및 스타트업에 투자해 최신 기술을 확보하고 적극적인 인수합병(M&A)를 통해 미래를 준비하는 에코시스템을 구축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실리콘밸리내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해 구글 캠퍼스, 애플 캠퍼스에 이은 삼성 캠퍼스를 조성한다는 전략이다.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는 총 17개의 크고 작은 연구소들로 구성돼 있다. SRA는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출신의 길영준 부사장이 맡았다. 길 부사장은 KAIST에서 경영공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삼성전자 미주연구법인 법인장을 지낸 이력을 갖고 있어 SRA의 17개 연구소를 진두지휘하는데 제격인 인물로 평가 받고 있다.
SRA에서는 차세대 소재, 시스템 반도체 및 시스템 소프트웨어 개발, B2B 솔루션, 소프트웨어 플랫폼 및 솔루션 개발 등 삼성전자의 사업영역 전반에 걸친 연구개발 과제를 진행한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주목 받았던 클라우드 뮤직 서비스 '밀크'는 모바일이노베이션(MI) 랩에서 만들었다. 삼성전자가 인수합병한 엠스팟 인력들이 소속돼 함께 개발 작업을 진행했다. B2B리서치 랩에서는 업무용 플랫폼 '녹스(KNOX)'를 개발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실리콘밸리 연구단지에 투자한 결과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면서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두고 다양한 인종과 국적의 글로벌 인재들이 함께 소프트웨어 및 콘텐츠 서비스를 개발하게 된 것이 가장 큰 변화"라고 말했다.
SRA는 삼성전자의 전략혁신센터(SSIC), 오픈이노베이션센터(OIC), 액셀러레이터 등과 유기적인 에코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손영권 사장이 이끄는 SSIC는 삼성전자의 핵심 기술 경쟁력 확보 및 지적재산권(IP) 관리 및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M&A까지 관여하며 실리콘밸리 전략을 총괄하고 있다.
데이비드 은 부사장이 지휘하는 OIC는 유망벤처 기업과 기술을 발굴하고 제품의 비전을 공유하는 역할을 한다. 엑셀러레이터의 경우 소프트웨어 개발자,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지원한다.
이처럼 SSIC와 SRA를 중심으로 핵심 기술을 연구하고 OIC와 액셀러레이터는 실리콘밸리 현지에서 최첨단 기술과 인력들을 발굴해 내며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특히 SRA는 실리콘밸리 현지 대학교와 함께 글로벌리서치아웃리치(GRO)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다. 대학교와 산학협력을 통해 연구 자금을 지원하고 현지 공대생들의 삼성전자 인턴십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인력과 기술 발굴, 이들이 일할 수 있는 좋은 조건의 연구단지를 갖춘 에코시스템을 구축했다"면서 "잘 정비된 연구조직과 탄탄한 후방조직들이 시너지 효과를 내며 실리콘밸리 전략도 빛을 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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