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데이본 제퍼슨이 없어도 강했다. 프로농구 창원 LG다. 끈끈한 조직력으로 울산 모비스의 허를 찔렀다. 울산동천체육관에서 20일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두 번째 경기에서 75-69로 이겼다. 첫 경기 패배(71-86)를 설욕, 승부를 원점(1승1패)으로 돌렸다. 세 번째(22일)와 네 번째(24일) 경기는 홈인 창원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다.
LG는 이날 정규리그 득점왕(평균 22.0점) 데이본 제퍼슨을 퇴출했다. 불성실한 태도 때문이다. 첫 경기 시작 전 애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귀에 이어폰을 꽂고 허리를 숙여가며 몸을 풀었다. 그는 다음날 사과 기자회견을 했다. 그러나 무대에 오르기 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손가락 욕 사진을 올린 사실이 알려져 비난 여론은 잦아들지 않았다. LG 관계자는 “단순히 이번 사건만으로 퇴출 결정을 내린 건 아니다”라고 했다.
심각한 전력 손실에도 LG는 무너지지 않았다. 오히려 이번 사건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았다. 선수 전원이 위기의식을 갖고 똘똘 뭉쳤다. 그 중심에는 또 다른 외국인선수 크리스 메시가 있었다. 풀타임을 뛰며 21득점 25리바운드로 골밑을 장악했다. 특히 모비스에 추격을 내준 4쿼터에 8점을 몰아넣어 동료들의 사기를 끌어올렸다. 60-62로 뒤진 종료 5분여 전 골밑슛을 연달아 성공시켜 역전을 이끌었다. 1분여 뒤 문태종이 3점슛을 보탠 LG는 양우섭의 가로막기와 정확한 자유투로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문태종은 3점슛 두 개 포함 12득점 3도움으로 최근 부진을 씻었다. 김종규는 16득점 3리바운드, 김시래는 10득점 9도움으로 제 몫을 했다. 주장 김영환도 12득점으로 힘을 보탰다. 모비스는 양동근(14점), 함지훈(16점), 박구영(11점), 문태영 (13점), 리카르도 라틀리프(11점) 등 다섯 선수가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지만 메시가 버틴 골밑을 파고드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마지막 집중력도 아쉬웠다. 라틀리프와 문태영이 자유투 세 개를 놓쳐 추격의 힘을 잃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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