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포기' 배수진, 검찰 수사는 예정대로…경남기업 "적법한 집행, 유용사실 없어"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경남기업 성완종 회장이 각종 악재를 해결하고자 '경영권 포기' 선언이라는 배수진을 쳤지만, 검찰은 자원개발 비리의혹 수사의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특히 검찰은 성 회장 가족 계좌에 의문의 자금이 흘러들어간 혐의를 포착해 수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경남기업에 따르면 성 회장은 지난 17일 채권금융기관협의회와 주거래은행인 신한은행에 경영권 및 지분 포기 각서를 제출했다.
경남기업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완전자본잠식에 빠져 상장폐지와 법정관리 위기에 몰려 있다. 경남기업은 채권단에 추가 출자전환 1000억원, 신규 자금 1000억원 지원을 요청해 놓은 상태다.
경남기업은 경영악화에 자원개발 비리 의혹 수사까지 이중고를 겪고 있다. 성 회장은 "회사와 직원들을 살릴 수 있다면 아무런 조건 없이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고 말했다.
성 회장의 무한책임 선언에도 현안 과제 해결은 쉽지 않아 보인다. 검찰은 성 회장의 경영권 포기 발표와 무관하게 계획대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경남기업은 러시아 캄차카 석유광구 탐사 사업 과정에서 한국석유공사로부터 330억원의 '성공불(成功不)융자금'을 지원받았다.
검찰은 성 회장이 해외자원개발 명목으로 받은 성공불융자금을 다른 용도로 사용한 혐의를 잡고 사용처 파악에 수사력을 쏟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임관혁)는 경남기업과 석유공사로부터 압수해 온 회계자료를 분석하고 있다. 경남기업 성공불융자금이 성 회장 부인이 운영하는 회사에 납품 몰아주기 형식으로 빼돌려졌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검찰은 성 회장 가족 계좌로 수십억원이 흘러들어간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성공불융자금이 성 회장 가족계좌로 들어간 혐의가 사실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면서 "실무담당자부터 중요 의사를 결정한 사람까지 순차적으로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남기업 관계자는 "성공불융자금은 총 투자비의 최대 70%까지 지원할 수 있지만, 당사의 경우 평균 33%의 지원을 받았다"면서 "당사의 융자금은 적법하게 집행된 것으로 회사가 유용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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