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전날 미국의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무사히 넘긴 국내증시는 일제히 상승세로 마감했다. 아직 달러변동성에 대한 우려는 남아있지만 유동성 확대에 따른 수혜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하반기 전까지 상승세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외국인 순매수가 커짐에 따라 외국인 수급이 많이 들어오는 대형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증시 변동성 축소와 외국계 자금 이탈로 배당주와 중소형주 펀드에 집중됐던 투자전략에서 변화가 필요한 시점으로 전망했다. 이와 함께 경기회복을 기반으로 한 성장모멘텀이 높은 중소형주에 대한 관심 역시 계속 가질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 국내증시를 둘러싼 대내외 정책이벤트 등 리스크가 줄어들면서 외국인의 주식시장 매수세가 커졌고 코스피는 2000선을 넘었다. 지수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펀드투자전략을 고민하는 투자자들 역시 늘고 있다.
그동안 변동성 축소, 외국계 자금 이탈로 액티브 주식펀드 성과가 부진해지면서 배당주와 가치주펀드 등 스타일펀드로 투자자금이 몰렸었다. 특히 기업이익 실적 하향으로 성장성에 프리미엄이 더해지며 상대적으로 성장주 성격이 강했던 중소형주 펀드가 선호됐다.
그러나 이제 상황이 변화하고 있다. 최근 국내외시장 환경은 점차 대형주에 유리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지지부진했던 코스피도 단숨에 2000선을 넘었고 지난 3분기 어닝쇼크를 겪은 이후 4분기 이익사이클 개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연초이후 장기부진했던 경기민감 대표주들도 상승전환 중이다. 특히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도 최근 한달간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3년간 강세를 보인 배당주펀드 모멘텀도 약화될 가능성이 보이고 있다. 배당성향이 높은 우선주가 상대적 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연준은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을 12월보다 하향조정했고 금리인상은 서두르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위험자산 회피 심리 완화로 글로벌 유동성이 신흥국 시장 펀드로 이동 중이다.
특히 리스크에 민감한 유럽계 자금의 국내유입 기대감이 커지며 한국 증시에 유리한 수급환경이 될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 외국인이 주식시장에서 순매수를 늘리게 된다면 중소형주보다는 대형주 비중을 먼저 늘릴 것이다. 이런 이유로 올해는 중소형주펀드보다는 대형주 펀드의 상대성과가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서명찬 키움증권 연구원= 미국 FOMC 회의에서의 온건한 스탠스 발표와 그에 따른 불확실성 완화로 투자심리 개선이 나타나고 있다. 역시 정책변수로 인한 시장의 충격 완화를 위해 연준도 시장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정책변수들이 발표될 때 주식시장에 가장 먼저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 수급이며 특히 외국인 수급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는 점이 시장의 상승지속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연초 이후 외국인은 2조5000억원 이상 순매수했고 3월 이후에만 2조2000억원 이상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어 최근들어 수급상황이 호전되고 있다. 특히 전기전자(IT) 업종에 대해 3월들어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순매수로 전환된 것을 알 수 있고 자동차 업종에 대한 순매수 규모도 확대됐다.
업종별로는 IT업종에서 외국인은 8033억원, 경기소비재 4738억원, 소재 4055억원, 필수소비재 2414억원 등 최근 시장 상승을 반영해 수출 대형주 업종을 중심으로 매수세를 보였다.
대형주가 대세인 상황이지만 중소형주 역시 꾸준히 상승 중이다. 경기회복을 기반으로 한 성장모멘텀이 높은 중소형주에 대한 투자는 여전히 유효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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