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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중구청 부근에 ‘눈물의 현수막’ 내걸린 까닭

지역상인들 ‘눈물로 호소드립니다!’는 제목으로 원도심 업소 살려 달라” 호소…주변 기관·단체 들먹이며 문화예술의 거리 내 업소 이용해달라고 해 눈길, “상인들 체감경기 40% 이하 뚝”


[아시아경제 왕성상 기자] “눈물로 호소 드립니다! 대전 원도심 상권이 살아야 대전지역 경제가 살아납니다. 도와주세요.”


대전시 원도심지역 상인들이 ‘눈물로 호소 드립니다!’는 제목의 현수막에 주변 기관·단체 이름을 일일이 들먹이며 문화예술의 거리 안의 업소를 이용해달라고 주문해 눈길을 끌고 있다.

◆“제발 도와 달라. 최고의 친절로 모시겠다”=‘대전문화예술의 거리 상가번영회’ 회장단은 최근 대전 중구청 정문 건너 쪽에 대형 현수막을 내걸고 “원도심 상권이 살아야 대전지역 경제가 살아난다”며 “제발 도와 달라”고 강조했다.


회장단은 현수막 글을 통해 “사랑하고 존경하는 대전발전연구원님, KT대전지사, 소상공인진흥공단 직원님들, 중부경찰서 공무원님, 대림빌딩에 입주한 기관단체장님을 비롯한 공무원님, 성모병원, 대전고등학교 임직원 여러분, 경기가 너무 안 좋다”고 하소연했다.

이들은 또 “대전 대흥동 문화예술의 거리 내 업소를 적극 애용해주시길 간곡히 간청 드리고 호소 드린다”며 “최고의 친절로 모시겠다”고 약속했다.


장수현 ‘문화예술의 거리상점가상인회’ 회장은 “좀 살아나지 않을까 기대했던 지난 연말 이후 경기가 더 안 좋아져서 상인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 회장은 “특히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의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의 국회 통과로 공무원들이 더 몸을 사리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원도심 상권의 어려움에 대해 “상인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40% 이하 수준”이라며 “하루 10만원의 매출을 올리던 업소가 6만원도 못 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흐름은 대전 대흥동, 선화동, 은행동 스카이로드 주변까지 번지고 있어 문을 닫은 식당들이 줄을 잇고 있다”며 “오죽하면 원도심 주변 기관·단체들 이름까지 현수막에 나열하며 업소이용을 호소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전 선화동지역의 한 식당 주인은 “충남도청이 있을 땐 일찍 예약하지 않으면 식사하기도 힘들 만큼 붐볐으나 지금은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며 어려움을 들려줬다. 그는 “충남도청이 홍성군 내포로 옮겨간 뒤 평일 점심 땐 손님이 10개팀 이상은 있었지만 지금은 2~3개팀에 그친다”며 “장사를 접어야할지 고민 중”이라고 푸념했다.


대흥동 쪽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곳의 한 식당 주인은 “충남도청이 옮겨간 뒤 한동안은 대전시와 시장이 관심을 갖는가 싶더니 지금은 나 몰라라 하는 것 아니냐”며 “대전 원도심을 살리겠다던 시민대학이 몇 만 명이 강의를 듣는다며 요란만 했지 정작 지역상권엔 별 도움이 안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텅 빈 원도심을 살리려면 삶의 먹거리가 될 독창적 변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대전 원도심 살리기, 해법은 없나=충남도청 등이 홍성군 내포로 옮겨가면서 생긴 대전 원도심의 공동화현상으로 가라앉은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선 시민의 눈높이에 맞춘 도심 재생사업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최정우 목원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지난해 12월22일 대전 중구 대흥동 북카페 이데에서 열린 ‘원도심, 공간의 재발견 포럼’에서 이같이 밝혔다.


최 교수는 역사·문화적 정체성 확립 등의 소프트웨어 중심과 주민참여형 도심재생사업의 중요성을 내놔 관심을 모았다.


최 교수는 “그동안 도심재생사업이 스카이로드 등 물리적 환경의 조성, 즉 하드웨어적 접근으로만 이뤄졌다”며 “물리적 환경이 만들어지면 시민들이 따라올 것이라 봤지만 결과는 그렇잖았다. 원도심주민들이 빠지고 관청중심의 도심재생사업의 결과”라고 지적했다.


그는 “원도심에 사는 사람들이 고민하고 문제들을 주고받아 도심을 되살릴 수 있는 안을 찾는 기구나 마당을 마련해야 한다”며 “삶의 터전이자 공간에서 이들이 느끼는 점들이 정책에 들어갈 수 있게 도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유병구 CNU건축사무소 대표도 “주체는 관청이 아니라 그곳에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며 “어떻게 할 것인가의 방법론을 얘기할 때 자신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곳에서 내 방식대로 만들고 해나갈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원도심 주민들에게 필요한 것들이 뭣인지를 먼저 파악된 뒤 그에 맞는 도움이 필요하다는 견해다. 아울러 원도심이 가진 역사와 문화적 정체성 확립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대전시, 원도심 살리기 “역사와 문화 함께”=“오늘 회의는 도시재생사업을 탄력 있게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담아서 이곳에서 열게 됐습니다. 회의가 끝나면 원도심을 탐방합시다.”


권선택 대전시장은 지난 3일 옛 충남도청 대회의실에서 확대간부회의를 주재하고 이같이 말했다. 원도심을 살리려면 현장을 제대로 돌아보자는 것이다. 회의가 끝나고 권 시장은 부시장, 실·국장, 직속기관장, 사업소장, 자치구(5개) 부구청장 등 간부공무원, 언론인들과 대전 원도심을 돌아봤다. 대전시가 원도심 살리기에 팔을 걷어붙이는 모습이다.


권 시장은 원도심 살리기를 ‘역사와 문화가 함께하는 재생사업’에 방점을 찍고 있다. 그는 “공동체를 살릴 수 있는 민관협치형사업을 벌이고 도시재생센터 설치 등으로 시민들로부터 공감을 받도록 도우라”고 강조했다.


권 시장은 행복경제 1·2·3선언과 관련, ‘살맛나는 대전경제 55개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빨리 내놓고 부시장 주재로 주기적인 점검과 평가회의를 열어 빈틈이 없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권 시장은 이에 앞서 올 1월10일 지역인사와 올해 처음 가진 ‘아침동행’에서도 “구도심지역은 도청이전특별법 통과로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새 전기가 마련됐다”며 “옛 충남도청사 터에 시민의견을 모아 시설이나 기관 등이 들어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왕성상 기자 wss404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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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성상 기자 wss404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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