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1ㆍ2차 세계대전 등으로 번번이 대립하며 민족적 감정이 좋지 않은 영국과 독일이 일부 같은 뿌리를 공유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인이 DNA의 30%를 독일계 선조로부터 물려받았다는 것이다.
19일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옥스퍼드대학 연구팀이 영국의 백인은 혈통상으로 5세기 독일에서 영국 섬으로 건너온 앵글로색슨의 피를 가장 많이 물려받았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진은 대부분 영국 백인의 DNA 30%는 독일계 조상이 기원이라고 밝혔다. 영국이 역사적으로 로마인과 바이킹족, 노르만족 등의 외침에 시달렸지만 독일계 선조의 영향이 가장 컸다는 것이다.
또 지역적으로 보면 잉글랜드 중부와 남부의 백인은 DNA의 40% 정도를 현대 프랑스인과 공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잉글랜드 중ㆍ남부 지역 주민들의 경우 이밖에도 노르만계 덴마크 조상에게 받은 DNA 비중이 11%, 벨기에인 DNA도 약 9% 물려받았다.
스코틀랜드 북쪽 오크니 섬의 주민은 9세기에 영국을 침공한 노르웨이인과 DNA 25%가 일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웨일스 주민도 일반적인 영국 주민과는 다른 DNA 특징이 나타났는데 빙하기 이후 영국에 정착한 선사시대 원주민이 그 기원이라고 연구진은 해석했다. 연구진은 또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 웨일스, 잉글랜드 콘월 등의 켈트계 주민 혈통도 유전적으로는 다른 특성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같은 영국이라도 지역에 따라 조상에게서 물려받은 DNA 특성이 다르다는 것이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옥스퍼드대 웰컴재단 인간 유전학센터가 영국인 2000명을 20년간 추적한 자료를 분석해 나왔으며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지에 발표됐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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