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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보르기니 사고 '보험사기극' 전말…공범들은 뭘 노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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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운전자 '보험금 차액' 노리고 사고 사전에 공모, '사고 재테크' 형사처벌 불가피

람보르기니 사고 '보험사기극' 전말…공범들은 뭘 노렸나? 지난 14일 발생한 람보르기니-SM7 추돌사고.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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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 뜨거운 화제로 떠올랐던 람보르기니 추돌사고는 양쪽 운전자가 사전에 공모한 '보험사기극'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보험사에서 지급하는 수리비 차액을 노리고 대담한 범행을 기획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19일 동부화재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경남 거제에서 발생한 람보르기니 '가야르도'와 SM7 추돌 사고는 두 운전자가 '짜고 친' 작전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람보르기니와 SM7 운전자는 평소 알고 지내던 선후배 사이로 보험금 차액을 빼돌리기 위해 사기를 공모했다. 이를 위해 두 사람은 '미수선 수리비'를 노린 전형적인 외제차 보험사기 수법을 동원했다.

미수선 수리비란 자동차 사고가 났을 때 수리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예상 견적에 근거해 보험사가 운전자에게 수리비를 먼저 지급하는 것이다.


보험사가 미수선 수리비를 지급하면 어디에서 수리를 받을 것인지를 정하는 것은 운전자의 몫이다. 이 때 지정 수리센터가 아닌 일반 공업소를 통해 수리를 받으면 보험사가 지급한 금액에서 꽤 많은 돈을 남길 수 있다. 한 마디로 '사고 재테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번 람보르기니와 SM7 운전자들 역시 이 점을 노렸다. 그러나 이들의 범행은 SM7 차량 보험사인 동부화재의 감시망에 걸리면서 '완전 범죄'는 수포로 돌아갔다. 뒷 범퍼가 망가진 람보르기니의 수리비가 1억4000만원으로 추정됐기 때문에 작전이 성공했다면 적어도 수천만원 가량이 이들의 호주머니로 들어갈 수 있었던 상황이다.


거액을 보상해야 했던 동부화재 측은 사고 정황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던 과정에서 미심쩍은 부분을 발견했다.


특히 보험사는 주행 중에 일어난 사고가 아니라는 점을 수상히 여겼다. 일반적으로 람보르기니 같은 고급 승용차가 주변에 있다는 것을 인지하면 다른 운전자들이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기 때문에 피해 차량이 되기가 쉽지 않다는 것. 더구나 람보르기니가 정차해 있던 상황이었고 뒤에 오던 SM7이 과속을 하지 않는 상황에서 멈추지 않고 들이받았던 점은 조사관의 의심을 사기에 충분했다.


전직 형사 출신인 동부화재 보상과 직원 눈에 수상한 점이 하나 둘 발견됐고 사고 관련 조사를 받아 온 운전자들은 집요한 추궁 끝에 엇갈린 진술을 하는 등 횡설수설하는 모습을 보이다 결국 범행을 털어놨다.


동부화재 관계자는 "고급 외제승용차를 동원한 보험사기 사례가 갈수록 많아지고 있어 더욱 정밀하게 따져보고 있다"며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 발생한 사고여서 집중적으로 추궁을 했고, 마침 인터넷을 통해 사고 사실이 급속도로 전파되자 심적인 부담을 느낀 두 사람이 실토한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사기로 '한탕'을 노리던 이들은 범행이 발각되면서 돈은 만져보지도 못한 채 형사처벌을 기다리는 신세가 됐다. 동부화재는 추가적으로 사고 경위와 이들의 사기행각을 조사한 뒤 경찰에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보험사가 이들을 수사의뢰하지 않더라도 경찰이 자체적으로 수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거제경찰서 관계자는 "보험사기가 확인된다면 보험사의 조치없이도 수사할 수 있기 때문에 사실관계 확인 후 수사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들이 벌인 보험사기극으로 발생한 사고로 SM7 보닛과 람보르기니 뒤쪽 범퍼 등이 파손됐다. 람보르기니의 수리비가 1억4000만원에 달하고 렌트 비용이 하루 200만원 대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네티즌들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됐다. 사고 차종인 람보르기니 가야르도는 새 차 기준 4억원이 넘는 몸값을 자랑한다.


사고 사실이 알려지면서 SM7 운전자가 지역 조선소 협력사 용접공으로 일한다는 것과 보험을 적용받아도 연봉 이상을 수리비로 물어내야 하는 내용이 전해지면서 동정과 응원의 메시지가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


결국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이번 사고는 또 하나의 보험사기극으로 마무리짓게 됐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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