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재호 現 사장, 이달 말 임기 만료
이달 말 주총 위한 이사회서 안건 상정 안 돼
"신규 사업 진행·결정 힘들어져…업무공백 뻔해"
고 사장 체제 신임 사장 선임 전까지 계속될 듯…"금명간 비상경영조치 발표"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이달 말 임기 만료되는 대우조선해양의 대표이사 선임이 결국 다음 달 이후로 미뤄졌다. 향후 1~2개월 동안은 업무공백이 불가피해 상반기 경영 불안이 현실화되는 모양새다.
대우조선해양은 16일 오전 11시 정기이사회를 열고 오는 31일로 예정된 정기주주총회의 안건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사회에는 사내·사외이사 선임건, 재무제표승인건 등이 상정됐지만 후임 사장 선임건은 포함되지 않았다.
상법상 마지노선인 오는 31일 주주총회에서도 사장 선임이 사실상 힘들어진 것이다. 주주총회 안건은 상법상 주총 2주 전인 이날까지 확정돼야 한다.
업계에서는 늦어도 이날까지는 대우조선해양이 사장추천위원회를 열어 오는 29일 임기가 만료되는 고재호 현 사장과 박동혁 부사장 등 현 경영진에 대한 거취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 측이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하면서 사장추천위원회도 열리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달 말 주주총회에서 사장 선임건이 통과되지 못함에 따라 대우조선해양은 향후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사장 선임을 확정해야 한다. 임시 주주총회는 주주명부 폐쇄, 안건 상정 등을 고려하면 4월 말~5월 중순에나 가능하다. 1~2개월 동안은 업무공백이 불가피한 셈이다.
대우조선해양 내부에서는 수장 공백이 현실화된 데 따른 우려가 큰 상황이다. 내부 승진 인사가 아닌 외부인사가 낙하산으로 올 가능성에 대한 두려움도 커지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사장 선임이 늦어지면서 임원인사를 비롯한 올해 사업계획이 표류하고 글로벌 경쟁사와의 수주 경쟁도 타격을 입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우조선해양 노동조합은 이날부터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과 을지로 대우조선해양 본사 앞에서 조속한 사장 선임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는 등 산업은행 등에 대한 대응 수위를 높여나갈 방침이다.
한편 대우조선해양 측은 이날 정기이사회를 열어 차기 사장 선임 전까지 고 사장이 상법상 대표이사로서의 권한·책임을 변동 없이 행사하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우조선해양은 가까운 시일 내에 비상경영조치를 발표, 정기 임원인사와 조직개편 등을 단행할 예정이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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