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의 날 특별방송…닛산·폴크스바겐 '바가지'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중국 정부가 국영 언론을 통해 닛산, 폴크스바겐(VW) 등 해외 자동차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겉으로는 품질과 서비스를 문제삼고 있지만, 사실상 국내 기업 보호용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중국 국영 중앙CCTV는 15일 특별 편성 프로그램 '3.15완후이(晩會)'를 통해 "닛산과 폴크스바겐의 수리 대응에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완후이는 매년 3월 15일 '소비자 권리의 날'에 맞춰 소비자들의 불만을 폭로하는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차량에 대한 불만이 주를 이뤘다. CCTV는 몰래카메라를 동원해 "닛산의 중국 합작사인 둥펑(東風)닛산이 애프터서비스 과정에서 차량의 고장 상태를,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방송에 따르면 닛산은 제작진이 일부러 차량 전선을 단순 분리해 수리 의뢰한 차에 대해 '부품 교체가 필요하다'며 엄청난 수리비를 요구했다. 폴크스바겐과 다임러-벤츠 대리점도 이같은 수리비 부풀리기를 자행해 왔다고 CCTV 측은 밝혔다.
하지만 외신의 시각은 다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 등은 이를 순수한 비판이 아닌 '외국회사 때리기'로 간주했다. 완후이의 영향력을 이용해 악의적으로 해외 기업을 비판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지난해에도 이 프로그램을 통해 니콘의 디지털 카메라가, 2013년에는 애플이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방송 직후 기업들은 대중의 비판과 판매 부진을 겪으면서 사과나 리콜 조치에 나섰다. 니혼게이자이는 "외국자본 때리기 '쇼'의 양상이 매년 강해지는 한편 지나친 연출도 눈에 띈다"며 "닛산뿐만 아니라 매년 외국의 유명 기업이 비판의 대상이 됐다"고 꼬집었다.
이번 프로그램 배경에는 외국기업의 부정에 대한 감시를 강화중인 중국 지도부의 의지도 반영되어 있는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니혼게이자이는 중국의 최고 재판기관인 최고인민법원은 물론 검찰기관인 최고인민검찰원도 완후이에 협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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