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비금융업 수익성 크게 악화
10대 기업 감소폭이 더 커…영업익 31%↓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국내 상장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특히 제조업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 상위 10대 기업일수록 실적 감소 폭은 더 컸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국내 코스피·코스닥 상장기업 1103개사(금융사 제외)의 지난해(1~3분기) 경영실적을 분석한 결과 매출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고 16일 발표했다.
성장성의 대표 지표인 매출액 증가율은 지난해 3분기(누적) -1.5%로 급감했다. 상장기업 매출액 증가율은 2012년 11.4%를 기록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회복하는 듯했으나 2013년 2.3% 크게 줄어든 데 이어 지난해에는 1~3분기 기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은 17.9%나 줄었다.
특히 상장사 전체 영업이익의 70%가량을 차지하는 제조업의 영업이익이 크게 악화됐다. 제조업의 영업이익은 2012년 8.6%, 2013년 9.3% 증가했지만 지난해에는 1~3분기(누적) 기준 전년 동기 대비 23.4%나 줄었다.
제조업의 영업이익 감소는 제조업 영업이익의 절반(61%) 이상을 차지하는 삼성전자·현대자동차·포스코·LG전자·현대중공업·기아자동차·한화·현대모비스 등 상위 8개 기업의 수익성이 크게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이들 기업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0.3% 줄었다. 이들을 제외한 제조 기업의 영업이익은 9.3% 감소하는 데 그쳤다.
매출액 상위 10대 기업의 실적 악화도 컸다. 상장기업(금융사 제외)의 매출액은 1.5% 감소한 데 반해 상위 10대 기업의 매출액은 2.4% 줄어 감소 폭이 더 컸다. 이들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1.6%나 감소해 크게 악화됐다.
상위 10대 기업의 개별 실적을 보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한 곳은 삼성·SK·한화 등 6곳이었다. 매출액은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이 감소한 현대자동차는 2011년부터 매출액 증가 속도가 떨어지고 있다. 영업이익은 2013년에 이어 지난해 3분기(누적) 2년 연속 감소했다.
홍성일 재정금융팀장은 "전반적인 경기 침체 가운데 우리 경제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제조업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주요 기업조차 부진에 빠져있다"며 "기업의 실적 악화는 투자와 고용 부진·세수 부족으로 이어지는 만큼 기업들이 활력을 되찾을 수 있는 경제 여건 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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