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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1%시대] 금리인하에 한숨 내쉬는 이자 생활자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2초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10년 전 퇴직한 김모(65)씨는 예ㆍ적금에 넣은 5억원에서 나오는 2%대 이자 수익으로 생활을 한다. 매년 1000만원 가량 이자 수익을 받는데 매월 80만원 가량이 김씨의 손에 쥐어진다. 다섯 형제와 두 자식들까지 감안하면 원금에는 손 댈 수 없다는 게 김씨의 입장이다.


지금까지 아내와 빠듯한 삶을 이어온 김씨는 12일 기준금리가 1.75%로 0.25%포인트 인하됐다는 소식에 고민이 크다. 기준금리가 내리면 예ㆍ적금 이자도 떨어지기 때문에 김씨는 매월 이자 수익이 10만원 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김씨는 "명절에 손자들 용돈이나 쥐어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번에 추가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짐에 따라 시장 금리는 또 내려갈 수밖에 없고, 이를 추가로 반영해 예금ㆍ대출 금리가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로 시장금리가 더 내려갈 가능성이 있어 여신금리도 추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예대마진 축소 등으로 수익성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돼 수신금리 조정도 일정부분 검토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시장금리의 변동 추이를 지켜보면서 수신금리 인하 여부와 시기, 폭 등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봐서 반영 여부를 검토하겠다"며 "여신금리의 경우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라 큰 폭으로 내려가긴 힘들 거 같다"고 밝혔다.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 다른 은행들도 시장 상황을 지켜보면서 예ㆍ적금 금리의 추가 인하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됨에 따라 시중에서 1년 만기 기준으로 연 2%대의 정기예ㆍ적금 상품은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반대로 연 1%대의 정기예ㆍ적금 상품은 더욱 늘어 이자 소득이 한층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대출금리의 경우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기준으로 은행 수신금리를 가중 평균해 산출하는 코픽스(COFIX)를 기준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 은행연합회가 공시하는 1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2.08%로 지난해부터 최저치 경신 행진을 이어왔다. 예ㆍ적금 금리와 대출금리가 추가로 하락할 경우 시중은행의 수익성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은행들은 수익의 90% 이상을 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이에서 나오는 이자수익에 의존하고 있는데, 최근 수년 새 저금리 추세가 이어지면서 예대금리차는 급격히 줄었다. 2005년 2.81%였던 순이자마진은 지난해 1.79%까지 떨어졌다.


정희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개인금융팀장은 "2011년 이후부터 기준금리와 순이자마진이 같이 가는 동조화 현상이 뚜렷해졌다"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기준금리가 내려간 이상 은행의 수익성이 더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승종 기자 hanar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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