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유럽중앙은행(ECB)의 국채매입 본격화가 증시의 봄바람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코스닥시장에는 오히려 찬바람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유동성 확대에 따른 외국인 매수세 확대로 수급이 코스피 대형주로 이동하면서 코스닥의 추세적 강세가 마무리될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코스닥이 그동안 상승세로 인한 가격 부담감과 조정을 불러올 변수들이 남아있지만 쉽게 상승추세가 꺾이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의 양적완화로 인한 유동성 확대가 국내증시로 얼마나 유입될지도 미지수고 미국 조기금리인상에 대한 우려 등 대외적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코스피로의 추세 전환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판단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0시24분 현재 코스닥지수는 전장대비 2.07포인트(0.33%) 낮은 633.77을 기록 중이다. 지난주말 2010선을 넘어서며 추세상승 기대감이 높아진 코스피는 미국의 고용지표 호조에 따른 조기금리인상 우려가 고개를 들면서 약세로 돌아섰다. 전장대비 13.81포인트(0.69%) 내린 1999.13으로 2000선 아래로 물러섰다.
ECB의 양적완화로 인한 유동성 확대가 실제로 얼마나 잘 이뤄질지 아직 미지수고 미국 통화정책에 대한 부담감도 아직 크기 때문에 코스피로의 완전한 수급이동이 이뤄지기엔 아직 시기상조라는 분석이다. 나중혁 현대증권 연구원은 "ECB가 사들여야하는 유로존 국채규모가 전체 유로존 국채의 약 20%에 달할 정도로 크기 때문에 실제 매입이 가능할지도 의문"이라며 "또한 주요 은행과 보험사들이 포트폴리오 유지차원에서 ECB에 무작정 국채를 팔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실제 유동성 확대가 얼마나 이뤄질지는 좀더 두고봐야할 것"이라고 짚었다.
수급이동과 대내적 규제강화로 코스닥이 단기 조정을 받을 가능성은 높지만 코스닥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과 투자심리가 여전히 우호적이기 때문에 7월까지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상반기 내에 시작예정인 주식시장 상하한가 30% 확대로 인해 증권사들의 신용규제가 강화되면서 코스닥 시장에서 유동성 공급축소 등이 나타날 수는 있다"며 "그러나 최근 코스닥 시장에 대한 투자심리선이 10주간 한번도 하락하지 않고 상승해왔고 회사채금리가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코스닥 기업들의 차입비용 절감이 이익개선세로 연결되고 있기 때문에 쉽게 상승추세가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시적 조정국면이 나타날 수는 있지만 이는 1차 변곡점으로 생각하는 것이 좋고 이후 10~17% 정도 추가 상승 가능성이 있다"며 "수급이동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보다 보다 융통성있는 대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조언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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