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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기업들, 딤섬본드 버리고 유럽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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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해진 비용에 올해 29억달러어치 발행…지난해와 맞먹어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중국 기업들의 유로화 표시 채권 발행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영국 경제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글로벌 기업들의 유럽행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 기업들도 이에 발 빠르게 동참하고 있다고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에 다르면 중국 본토 기업들이 올해 들어 지금까지 발행한 유로 표시 채권은 29억달러(약 3조2137억원)에 이른다. 올 1분기도 채 끝나기 전에 지난해 중국기업의 전체 유로화 채권 발행액 33억달러에 근접한 것이다. 지난해 1분기에는 중국 기업들이 발행한 유로 표시 채권이 단 한건도 없었다.

유로화로 자금을 조달하려는 중국 기업들이 늘고 있는 이유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국채금리가 사상 최저치로 내려가는 등 자금조달 비용이 저렴해졌기 때문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를 앞두고 해외자금이 몰려들면서 유럽의 유동성이 풍부해지고 있는 것도 원인으로 볼 수 있다.


달러 강세, 유로 약세 기조가 가시화되는 가운데 달러에 연동된 페그제로 위안화 하락세가 제한적인 것도 중국 기업들이 유럽으로 고개를 돌리는 이유다. 지난 6개월간 유로는 위안화 대비 13% 떨어졌다.

중국 기업들이 향후 기업 인수, 환리스크 관리 등을 위해서 유로화 실탄을 확보해두려는 것도 중요한 요인이다. 해외기업 인수가 늘면서 유로 자금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전력회사인 중국 국가전망공사(國家電網公司)는 지난 1월 10억유로어치의 유로화 채권을 발행했다. 이 회사는 포르투갈과 이탈리아에 자회사를 두고 있다.


그리스와 포르투갈에서 의료 및 면세점 사업을 하고 있는 중국 최대 민간기업 푸싱(復星)그룹 역시 최근 유로화 채권을 성공적으로 발행했다. 푸싱그룹은 지난 1월 프랑스의 세계적 리조트 그룹인 클럽메드를 인수한데 이어 최근에는 영국 여행업체 토마스쿡의 지분도 사들였다.


영국 투자은행 바클레이스의 존 프렛 채권 자본 시장 대표는 "유로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중국 기업들에게 좋은 위험회피 수단이 된다"면서 "향후 중국 기업들의 유로 채권 발행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기업들의 유로 채권 발행 붐은 위안화 표시 채권(딤섬본드) 발행 감소와도 맞물린다. 올 들어 지금까지 중국 본토기업들이 발행한 딤섬본드 규모는 2억5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66억달러에서 급락했다. 중국 증시 상승과 인민은행의 금리인하로 자국 내 자금조달 비용이 싸진 것이 기업들의 딤섬본드 발행을 외면하는 배경이다.


영국 은행 스탠다드차타드의 벡키 리우 신용 애널리스트는 "딤섬본드 시장은 유동성 위축, 짧은 만기, 수요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올해 딤섬본드 발행 규모는 지난해보다 15%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대로라면 딤섬본드 발행은 지난 2007년 이후 첫 감소세를 겪을 전망이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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