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제품 출시해 첫날부터 매진 행렬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랑콤이 아모레퍼시픽의 쿠션 파운데이션을 본따 만든 제품이 출시되자마자 매진됐다. 세계적인 화장품 브랜드 랑콤이 유사제품을 뒤늦게 만들어 판매했다는 점에서는 체면을 구기게 됐지만, 기대 이상의 반응에 아모레퍼시픽도 긴장하는 분위기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미라클 쿠션'이라 불리는 랑콤의 '블랑 엑스퍼트 쿠션 컴팩트'가 백화점 오프라인 매장에서 매진 상태다. 지난 27일 출시된 지 닷새만이다. 대부분 매장에서는 출시 첫날 완판됐다. 온라인 판매는 아직 시작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는 매장을 통해 예약을 걸어두는 주문예약 구매만 가능하다.
이 회사 관계자는 "지난 주말 사이 고객들이 많이 찾으면서 준비한 물량이 모두 소진됐다"면서 "기대 이상의 반응"이라고 설명했다.
6만원대의 가격에 케이스, 본품 리필 2개로 구성된 '블랑 엑스퍼트 쿠션 컴팩트'는 국내에서 이미 잘 알려진 쿠션 파운데이션 제품이다. 액체로 된 파운데이션이 스펀지에 적셔져 있고, 그것을 '쿠션'이라 통칭되는 퍼프로 도장처럼 '찍어'바르는 형태다. 지난 2008년 아모레퍼시픽이 처음 선보이며 히트를 기록한 이후, 경쟁사인 LG생활건강 등 뷰티 브랜드들이 앞 다퉈 출시했지만 '원조'의 아성을 뛰어넘진 못했다.
그러나 랑콤의 경우 '글로벌 명품 브랜드'로 통한다는 점에서 아모레퍼시픽에 위협적인 존재라는 게 시장의 평가다. 게다가 이 상품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한국에서 만들어졌다. 제조사는 코스맥스지만 이를 제품에 명시하지는 않고 판매중이다. 세계시장에서 판매되는 랑콤의 쿠션 파운데이션 제품에는 '메이드인코리아(made in Korea)'라고만 적혀있다. '아모레퍼시픽'이라는 브랜드에 생소한 유럽, 미국 등 해외 소비자들이 두 제품을 명확히 구분할 수 없다는 얘기다. 매스컴을 통해 '한국의 쿠션 파운데이션'이 유명세를 타고 있지만 그 후광을 랑콤 제품이 입을 가능성도 높다.
아모레퍼시픽 측 역시 긴장한 분위기다. 랑콤 제품이 자사 특허를 침해했는지를 면밀히 살피고, 그에 따른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아모레퍼시픽이 보유한 핵심 원천기술 등 등록된 특허 내용을 침해했는지를 확인하고, 무단도용했다고 판단되면 이에 따른 법적 절차를 밟겠다"고 설명했다. 위협적인 글로벌 경쟁제품의 등장에 대해서는 "가장 중요한 것은 제품력과 기술력이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자신있다"면서 "어느 제품이 우수한지에 대해서는 소비자들이 판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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