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라운드 시속 30마일 강풍 속 3오버파 '롤러코스터 플레이', 박성준 공동 6위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아킬레스건은 바람."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의 유일한 약점이다. 2011년 디오픈 직후 "비바람 등 날씨에 따라 성적이 좌우되는 이런 대회에서는 내 스타일의 경기를 할 수 없다"며 불만을 토로했다가 여론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실제 지난해 11월 타이틀방어에 나선 호주오픈에서는 강풍이 시작된 3라운드에서 속절없이 무너져 결국 공동 15위로 추락했다.
올 시즌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첫 등판인 혼다클래식(총상금 610만 달러) 첫날부터 고전한 이유다. 27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가든스 PGA내셔널챔피언코스(파70ㆍ7158야드)에는 시속 30마일의 강풍이 불면서 언더파 스코어를 작성한 선수가 19명에 불과했다. 매킬로이 역시 티 샷이 바람에 밀리는 등 어려움을 겪으면서 3오버파를 작성해 공동 79위에서 입맛을 다셨다.
최대 342야드의 장타를 앞세워 버디 4개를 솎아냈지만 보기 3개와 더블보기 2개, 그야말로 롤러코스터 플레이를 펼쳤다. 1번홀(파4)과 5번홀(파3)에서 티 샷 미스로 각각 1벌타를 더하는 등 출발부터 가시밭길을 걸었다. 그나마 막판 스퍼트로 분위기를 바꿨다는 게 위안거리다. 어렵기로 소문난 '베어트랩' 마지막 홀인 17번홀(파3)에서 무려 9.6m 버디, 18번홀(파5)에서는 '2온' 후 가볍게 버디를 추가했다.
매킬로이에게는 특히 이 대회 성적이 중요하다. 2012년 이 대회 우승을 기점으로 시즌 4승을 쓸어 담아 '넘버 1'에 오른 반면 2013년 기권 이후에는 무관의 제왕으로 전락하는 등 한 해의 판도를 가늠하는 징크스 때문이다. 지난해는 준우승을 차지한 뒤 7월과 8월 디오픈과 브리지스톤, PGA챔피언십에서 메이저 2연승이자 빅매치 3연승을 일궈냈다. 매킬로이는 "샷이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았다"며 "내일은 바람이 좀 더 잠잠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곁들였다.
짐 허먼(미국)이 깜짝선두(5언더파 65타)를 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바람이 약한 오전 조에서 플레이하는 행운을 앞세워 버디만 5개를 골랐다. 브렌든 스틸(미국)이 2위(4언더파 66타)에 포진한 선두권은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과 패트릭 리드(미국)가 공동 3위(3언더파 67타)에서 뒤따르고 있고, 마틴 카이머(독일)가 공동 6위(2언더파 68타)에서 기회를 엿보고 있다.
한국은 박성준(29)이 공동 6위에 진입했다. 페어웨이를 지키는데 주력하면서 버디 4개와 보기 2개를 묶었다, 올 시즌 PGA투어에 입성한 루키지만 1월 휴마나챌린지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이미 우승 가능성을 충분히 과시했다. 양용은(43)은 공동 35위(1오버파 71타)에 있다. 노승열(24ㆍ나이키골프)은 그러나 공동 102위(4오버파 74타), 배상문(29)은 공동 130위(7오버파 77타)로 '컷 오프' 위기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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