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소비트렌드'…"올해는 면발이다"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하얀국물 라면→매운 빨간국물 라면→국물없는 라면으로 이어진 라면 소비시장에서 올해 주도할 트렌드는?'
올해 라면시장 화두가 '면발'로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소비트렌드가 급변하고 라면시장에서 건강과 프리미엄 웰빙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는 추세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라면제조사들은 일제히 차별화된 면발 경쟁에 돌입한데 이어 제2의 메가히트 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최근 일반라면보다 2배 두툼한 면발의 우육탕면을 선보였다. 농심은 우육탕면이 출시 1주일 만에 1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1개월 매출 실적으로 환산하면, 라면시장 8위권에 해당하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배우 강소라와 변요한을 우육탕면 광고모델로 발탁하고 대대적인 마케팅 활동에 한창이다.
농심 관계자는 "우육탕면은 올해 라면시장 신제품 경쟁의 신호탄이자 정체된 라면시장의 성장을 이끌 견인차가 될 것"이라며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는 농심은 면발 중심의 트렌드를 선점, 시장공략과 신시장 창출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팔도도 출시 25년을 맞은 왕뚜껑의 면발을 보다 두껍게 개선했다. 면발 두께를 기존보다 0.1mm 굵게 적용해 기존의 얇은 면발에서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우동 왕뚜껑은 둥글고 굵은 면을 적용해 부드럽고 통통한 식감을 구현했다.
팔도 관계자는 "굵은 면발은 소비자의 기호를 반영하는 동시에 세계적인 추세와도 부합한다"며 "보다 쫄깃한 면발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춰, 면발이 덜 퍼지고 더 쫄깃하게 만들기 위한 면발경쟁이 시작된 셈"이라고 설명했다.
오동통면이 출시 10주년을 맞은 오뚜기는 다양한 행사와 함께 리뉴얼을 단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또 튀기지 않은 건면으로 라면 시장에 도전장을 던지고 있는 풀무원과 성장 한계에 부딪친 아워홈도 돌파구를 찾기 위해 면발을 차별화한 라면 시장에 뛰어들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감자칩 시장에 '허니버터'라는 새로운 맛이 들어와 열풍을 이루고 있는 것처럼 라면제조사도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한 제품을 개발하고자 골몰하고 있다"며 "2011년 꼬꼬면, 2013년 불닭볶음면이 히트를 쳤던 것처럼 조만간 인기제품이 출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라면시장은 갈수록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1조9700억원 대로 전년 대비 약 2% 마이너스 성장했다. 2013년 최초로 2조원 대를 돌파하며 성장을 거듭하는 듯 했으나 각종 사건사고로 침체된 사회 분위기 속에서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가정 간편식의 급성장, 대형마트의 휴일 영업중단으로 기세가 꺾인 것으로 분석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급변하는 소비 트렌드를 따라잡지 못하면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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