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신임 회장은 26일 "월급을 많이 주는 게 기업의 목표가 아니다"면서 "형편이 되면 기속가능하고 감당가능한 선에서 월급을 올려주고 경영을 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조선호텔에서 열린 경총 정기총회에서 제 6대 회장에 취임한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노사 관계가 적대적일 이유가 하나도 없다며 이 같이 말했다.그는 "지난 세월을 보면 임금을 올리고 노동조건을 개선해왔다"면서 "어떻게 보면 그것이 우리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모든 구성원들의 공동목표"라면고 말했따. 그는 "다만 속도에 대해서 이렇게 빨리 나가서는 감당이 불가능하다. 이런 정도의 의견 차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노사관계가) 적대적일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노사갈등의 해법도 일자리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노동시장은 수요가 많으면 노동이 귀해지고 수요가 없고 공급만 많으면 이 세상에 남아도는 게 일자리가 된다"면서 "근로자들이나 노총을 위해 같이 힘을 합쳐 노력해야 한다. 노총과 경총이 함께 할 수 있는 공통분모에서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를 위해 내주부터 노총과 경총 회원사를 돌며 취임인사 겸 노사정 대타협을 위한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박 회장은 앞서 취임사에서도 노사관계가 그간의 대립과 갈등의 노사관계를 종식시켜야 한다고 역설하고 경영계에는 투명경영ㆍ윤리경영 체제확립을, 노동계에는 대화와 타협을 통한 새로운 노사문화 구축을 각각 주문했다. 박 회장은 경총의 역할에 대해서는 단순히 재계의 입장을 대변하는 기관에 머무르게 하지 않고 때로는 든든한 협력자로 때로는 쓴 소리도 마다않는 조력자로 기업이 필요할 때 곁에 있겠다고 말했다. 또한 노총과 경총이 앞으로 노사문제를 다룸에 있어서도 현재의 입장이 아닌 실직자와 취직을 하지 못한 젊은이들의 입장을 충분히 감안한다면 많은 쟁점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아울러 임금체계의 비효율성 개선,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 등 노동시장의 활력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노동시장의 구조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 의료, 관광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 산업의 육성과 발전을 통해 내수기반 확충과 일자리 창출을 동시에 견인해야 한다"면서 "노동, 환경, 입지 등 경제 전반에 실타래처럼 얽혀있는 불합리한 규제들을 제거하는 일에는 물론,서비스산업의 발전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낡은 인식과 관행, 정부의 간섭 등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내겠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부산 출신으로 경기고,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으며 행정고시를 거쳐 재정경제부 차관과 청와대 경제수석, 우리금융지주 회장, 전국은행연합회장,서비스산업총연합회 회장 등을 지내는 등 정부와 민간 기업을 두루 경험했다. 경총은 작년 2월 이희범 회장이 사임한 이후 1년 가량 후임자를 찾지 못했으며 김영배 경총 상근부회장의 회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돼 왔다.박 회장도 경총 회장직에 대해 부담이 커 거듭 고사했다가 막판에 수락했다.
박 회장은 취임사에서도 "경영계를 대표하는 단체인 경총 회장직이라는 저로서는 분에 넘치는 제안을 받고도 오래 망설일 수밖에 없었건 것은 노사관계라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중요한 일인지를 잘 알기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주위의 동료, 선·후배들 중에는 "남들이 피하는 일을 왜 맡느냐"라고 만류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박 회장은 "경총 회장직을 수락하게 된 것은 제가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가 아니라 '너는 쉽고 좋은 자리만 하겠다는 말이냐'는 질책성 고언과 역대 회장님과 회장단, 그리고 회원사들의 변함없는 지지를 외면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날 정기총회에 참석한 이기권 고용노동부장관은 "달관세대, 고용절벽이라는 말을 들어보셨겠지만 청년들이 절망에 빠지면 미래가 없다"며 "희망의 사다리가 없는 열정페이를 방치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은 "6대 경총회장 취임을 축하한다"며 "한국노총 또한 긴장감을 높여 합리적, 균형적 발전이 이뤄지도록 역할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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