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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낮은 수준 한중FTA, 20년을 내다보자

시계아이콘01분 03초 소요

한국과 중국이 어제 자유무역협정(FTA)에 가서명하고 협정문을 공개했다. 지난해 11월 두 나라 정상이 실질적 협정타결을 선언한 지 3개월 만이다. 이로써 연내 국회 비준을 거쳐 한중 FTA가 발효될 가능성이 커졌다. 새로운 한중교역시대의 개막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이다. 그것이 한국 경제에 새로운 기회가 될지, 역풍을 부르는 계기가 될지는 속단하기 어렵다. 분명한 것은 철저한 준비와 관리만이 기회를 넓히고 위기를 줄인다는 사실이다.


한중 FTA의 특징은 '적게 주고 적게 받는' 낮은 수준의 개방이다. 쌀은 협상대상에서 제외됐고, 대다수 품목의 관세를 20년에 걸쳐 철폐키로 했다. 그 결과 우리 농산물시장은 지킬 수 있게 됐지만, 석유화학ㆍ철강ㆍ승용차와 같은 주력 수출품의 중국 관세장벽을 허무는 데는 실패했다. 그럼에도 양국 간 교역 규모와 지리적 인접성, 정치ㆍ안보상의 중요성 등을 감안하면 총체적 영향은 다른 어떤 FTA보다 클 것으로 보인다.

가서명에서 특히 주목되는 것은 중국이 개성공단에서 만든 310개 제품을 역외가공품으로 인정키로 한 점이다. 3개월 전 타결 선언 때는 없던 내용으로 협정발효 즉시 관세 특혜를 받아 수출할 수 있게 됐다. 개성공단 입주 중소기업에 좋은 기회가 되는 것은 물론 남북한과 중국을 아우르는 동북아 정세와 관련해서도 상징적 의미가 적지 않다. 중국이 남북경협의 현장인 개성공단의 존재를 평가한 결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한중 FTA 협정문의 내용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협정을 어떻게 활용하느냐다.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자 세계의 시장이다. 대(對)중국 수출액은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의 25%를 넘어선다. 중국 내수시장의 효과적인 공략은 부진한 한국경제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FTA 체결의 성과에 조바심을 내 단순히 중국시장 진출 확대의 기회로만 삼는 것은 금물이다. 한중 두 나라 경제가 함께 성장ㆍ번영하는 시너지 효과를 내도록 한 차원 더 높은 전략적 협력이 필요하다. 정부와 기업 모두 20년은 내다보고 지혜를 짜내자. 정부가 새만금에 '한중 FTA 산업단지'를 조성키로 하는 등 관련 대책을 내놓은 것도 그런 배경으로 읽힌다. 그것이 위협이 될 수도 있는 'FTA 이후의 중국'에 대비하는 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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